[인터뷰] 따뜻한 드라마 '유나의 거리', 더 따뜻한 배우 김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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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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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대길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지난 11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유나의 거리'(극본 김운경·연출 임태우)는 평균 시청률(닐슨 코리아 기준) 2~3%대에 머물렀다. 예전 같으면 '대박'이라고 말했을 만한 종편 드라마였지만 2014년 JTBC를 뜨겁게 달군 월화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밀회'에 비하면 시청률, 화제성 모두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유나의 거리'를 단순 수치로 정의내리기엔 '명품 드라마'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수현 작가는 '유나의 거리'를 "웃으면서 짠하게 하는 드라마"라며 "노인의 유일한 낙"이라고 평가했으며, 김운경 작가를 향해 "작가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품어 안고 있다가 작품에 녹여 보여주는 것이 참으로 기분이 좋다. 동업자인 것이 자랑스럽기까지 하다"고 호평했다. 소설가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TV 드라마는 '유나의 거리' 하나밖에 안 본다"며 "사랑 따위로 위로가 안 될 만큼 외로운 날들의 이야기"라는 글을 게재했다.

'유나의 거리'는 그만큼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표현했고, 이해를 도왔다. 맹목적인 러브라인과 명확한 선악구도 등 국내드라마가 '뻔하게' 밟는 설정이 아니라 서민을 배경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점 역시 시청자의 감동을 이끄는 힘으로 작용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그렇다면 '유나의 거리'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김옥빈(27)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17일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를 '사랑스러운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에 대해 생각하는 게 달라졌어요. 그저 연기적인 부분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맺는데 많이 변했죠. 따뜻한 드라마를 끝내다 보니 그것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유나의 거리'는 사람을 보는 시선이 따뜻해요. 주인공들이 주류라기보다는 사회에서 도태된 마이너죠. 하지만 이들이야말로 우리 가까이, 어느 동네에서든 살고 있을 법한 일상의 사람들이잖아요. 호흡이 느리지만 그만큼 시청자에게는 치유받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갈등에 대해 고민하기보다 따뜻한 우리네 삶을 그린 드라마죠."

시청자뿐 아니라 김옥빈 본인에게도 '유나의 거리'는 치유제였다. 연기적으로 한층 성장한 것은 기본이고, 주변에서는 긍정적으로 변한 김옥빈에게 놀랄 정도라고. "많이들 밝아졌다고 하세요. 넉살이 늘어서인지 아줌마 같아졌다고도 하고요, 하하. 갈등 속에서 마음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다 보니 더 착하고 올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사진=유대길 기자]


때문에 김옥빈에게 '유나의 거리'는 전환점 같은 작품이 됐다. 삶 자체와 연기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자신감도 많이 늘었다. "그동안은 만들어진 캐릭터에 억지로 내 모습을 끼워 넣었다면 이번에는 내 모습 자체를 드러냈다"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조금은 드세고, 독특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두려움을 느꼈던 건 대중에게 본인의 '진짜 모습'까지 사랑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나의 과격하고 파워풀한 모습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았다. 하지만 변화를 결심한 김옥빈은 누구보다 매력적인 강유나를 만들어냈다.

"저에게는 새로운 연기 스타일의 도전이었죠. 욕을 하고 패싸움을 해도 시청자분께서 좋다고 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의 솔직하고 사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편하고, 쉬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누구보다 사내대장부 같으면서도 정작 남자 앞에서는 수줍어하고 어린 소녀 같은 모습,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김옥빈은 그렇게 강유나에 조금씩, 이내 전부 빠져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나와 유나가 너무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뭐가 다른지 전혀 모르겠더라.  하루종일 대본만 보고 유나의 대사만 읊었기 때문인지 유나 자체가 된 기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리고 김옥빈의 표정에는 8개월 동안 유나로 걸어온 '그 거리'가 여전히 그대로 있는 듯했다.

김옥빈에게 2014년은 '유나의 거리' 준비와 촬영, 마무리로 빠르게 흘러간 특별한 한해였다. "정말 올해는 '유나의 거리'밖에 한 게 없더라고요. 나중에 다시 2014년을 떠올려도 기분 좋은 추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김옥빈, 잘했다. 2014년 참 잘 보냈다'라고요".

매 작품 독특한 캐릭터를 골라 하던 김옥빈의 180도 달라진 색다른 모습. '변신의 귀재' 김옥빈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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