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국내 유통업체들이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고객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피 말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백화점을 비롯한 온라인몰 등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과 이벤트 공세를 퍼붓고 있다. 대형 백화점들은 겨울 정기세일도 앞당기며 해외직구족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 유통업체처럼 값비싼 가전 제품 등은 내놓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소모품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한번도 할인행사를 하지 않았던 '캐나다구스'는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30%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캐나다구스는 125만원인 익스페디션과 시타델을 100만원, 110만원인 켄싱턴을 95만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은 30일까지 의류와 잡화를 평소보다 최대 75% 할인하고, 20%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SSG닷컴은 캐나다구스 익스페디션을 96만원에 판매한다. 24일 현재 아마존에서 778달러에 판매 중인 이 재킷은 관·부가세와 배송료를 합하면 총 구매금액이 950달러가 돼 한국에서 구매하는게 훨씬 저렴하다.
오픈마켓도 해외 직구가격보다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번가는 30일까지 직구족을 겨냥해 인기 수입 상품을 집중적으로 할인 판매하는 '해외쇼핑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진행한다. 일부 상품은 외국의 유명 쇼핑몰 판매 가격보다도 저렴하다.
노비스 야테시(Yatesy) 파카 자켓은 아마존에서 850달러(약 94만2905원)에 팔고 있지만, 11번가에서 11% 포인트 적립 혜택 적용 시 89만원에 살 수 있다.
울버린 오리지널 블랙 부츠도 아마존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한 21만8050원에 판매한다. 르네휘네르 포티샤 스티뮬레이팅 샴푸(1000ml) 역시 아마존 보다 약 7만원 저렴한 5만8570원에 판매 중이다.
G마켓도 28일까지 '슈퍼 블랙프라이데이II' 프로모션을 통해 해외 직구족들의 눈길을 끌만한 상품을 선보인다.
캐나다구스 익스패디션은 74만9000원, 나이키 아스토리아 겨울 부츠는 아마존 보다 약 13만원 저렴한 6만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폴리앤코리나 크로스바디(Foley+Corinna CROSSBODY BLACK) 백의 경우 G마켓에서 17만9000원에 살 수 있지만, 아마존에서는 24만원 선이다.
옥션도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대형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28일까지 '블랙 에브리데이' 프로모션을 통해 레고와 나이키, 코치, 지샥, 노비스, 캐나다구스, 투미, 폴로 등을 최대 70% 할인가에 선보인다.
옥션은 코치 시그니처 패브릭 지갑을 13만5000원에 판매한다. 아마존에서는 18만선에 나와있다.
MK 페브릭 가방은 아마존에서 관·부가세 포함 34만5268원(해외 배송료 제외)이지만 19만9000원에 준비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유통업체들이 블랙프라이데이에 해외 직구족들을 붙잡기 위해 외국 온라인몰의 가격 경쟁력에 뒤쳐지지 않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AS까지 제공해 비슷한 가격에 굳이 해외에서 직구를 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가전 제품 등이 할인 행사에서 빠져 반쪽짜리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라고 지적한다.
이에 우리 가전업계는 미국과 제조 원가, 인권비 등이 달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1년에 판매되는 물량의 20~30%가 대량으로 팔리는 큰 행사라 제조와 유통업체의 이익이 맞아 떨어져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지만 우리처럼 반짝 행사는 물량 공급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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