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월세시대 열릴까]세제·금융지원만으론 한계..."수익성 제고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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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1-2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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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임대료 상승 억제에서 수익성 보장되자 기업형 임대 급팽창

  • 국내 업계 대규모 초기투자 기피 구조, 물건 확보 어려움도 거림돌

정부가 전·월세난 해결책으로 기업형 월세 시장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을 기정사실화 하고 기업의 임대주택 초기 매입 비용을 낮춰,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강영관·노경조 기자 =정부가 전·월세난 해결책으로 기업형 월세 시장 육성에 나설 방침이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을 기정사실화 하고 월세 물량 공급을 늘리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부가 월세 임대 시장 활성화의 물꼬를 튼 것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일본처럼 기업형 임대 시장이 본격 육성되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보다 높일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이 추가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형 월세 사업자에게 세제·금융 혜택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한 '2015년 경제운용방향'을 다음달 발표한다. 

수백가구에서 수천가구를 월세로 놓아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육성, 월세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는 임대시장의 구조변화에 맞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며 "내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주택시장 부분은 월세 임대시장 물량을 확보해 안전판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주택임대 사업자의 임대 주택 매입을 일종의 설비투자로 보고 감가상각 비용 처리 시간을 앞당겨주는 설비투자 가속상각 제도를 도입하는 등 세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금융지원책으론 민간 사업자가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때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의 이자율(2.7~3.3%)을 낮추는 등의 방안이 논의 되고 있다. 

임대주택 매입 비용을 줄여 진입장벽을 낮춰 기업들이 임대사업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관련 업계가 반기고 있다.

이웃하는 일본의 경우도 전·월세 대책이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는 임차인 중심에서 임대 물량 공급을 확대하는 공급자 중심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 이후 기업형 임대 시장이 급팽창 했다.

일본의 경우 90년대 후반부터 임대소득세 감면, 토지임대형 주택사업 허용, 20년 이상 장기임대차 계약 허용 등을 통해 기업형 임대시장을 적극 육성해 왔다. 이후 주택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임대수익률이 높아져 스미토모·미쓰이부동산처럼 수십만 가구의 임대주택을 관리·운영하는 기업들이 속속 탄생했다. 2000년대 초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도입도 일본의 기업형 임대시장 성장이 상당 부분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도 2000년대 이전까지는 임대료 상승을 억제하는 임차인 중심 임대주택 정책을 폈다"며 "하지만 임대주택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사업자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법안을 도입한 이후 임대주택 공급이 오히려 확대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만으로는 기업형 임대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덴 역부족이란 지적도 있다.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임대시장이 전세 위주인데다, 기업형 임대 사업의 경우 초기 투자비용에 비해 회수 기간이 오래걸린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시공사 위주인 국내 건설업계의 경우 장기간 자금흐름이 묶이는 것을 꺼리는 까닭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익률이 낮고 회수 기간도 길어 답보 상태에 놓여있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활성화시키려면 사업자에게 파격적인 혜택과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임대관리업의 핵심은 입주자 모집인 만큼 일본에선 임대관리회사가 대부분 관리와 중개를 겸업한다"면서 "국내에서도 법 개정 필요성을 살펴볼 때"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형 임대 시장이 위탁관리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초기투자 비용 등의 문제점 때문으로 지적됐다. 

현재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신영과 KT 정도로 그마저 규모가 크지 않다. 신영이 현재 입주 중인 강남보금자리지구 7-15블록의 '강남 지웰홈스' 오피스텔에 주택임대관리 서비스를 적용했다. 신영 관계자는 "현재 다른 물건 등도 임대관리를 검토 중"이라며 "위탁관리형으로 주택임대사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실질적으로 수익이 많이 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수백에서 수천가구를 한꺼번에 매입해야 하는 기업형 임대사업의 특성상 물건 확보의 중요성도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C건설사 관계자는 "일정한 가구수가 확보가 되지 않으면 초기에 마이너스 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며 "최소 300~400가구는 확보해야 하는데 확보 후에도 소유주가 가구별로 다를 경우 관리 비용만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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