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세계 경제 불황이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중국, 신흥시장 등 모든 시장이 경기침체와 회복을 경험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사회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조개혁’, ‘구조조정’, ‘혁신’이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세계 경제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 무역협회 초청 제 90회 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준경 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한국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혁신과 구조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경직된 우리나라의 노동 시장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노동시장의 후진적인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로 인해 고령 임금 근로자의 조기 퇴직과 이들이 자영업으로의 진입이 불가피 하다”며 “여기에 고령층 자영업자들은 공적 연금제도가 미흡해 빈곤층으로의 전락 위험에 노출 돼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노인빈곤률은 4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12%와 비교해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2명 중 1명꼴로 노인 빈곤을 겪고 있는 것은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와 연관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한국의 실질 은퇴연령(60세)과 공식 은퇴연령(70~71세)간의 격차가 외국에 비해 매우 크다”며 “이는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시한폭탄’으로 볼 수 있고, 구조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OECD 회원국의 경우 실질 은퇴연령은 63~64세이며 공식 은퇴연령은 65세다.
김 원장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과제로 연공서열의 경직적 임금체계에서 직무 및 성과급제로의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평생교육과 직업훈련의 기회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을 주문했다.
또 김 원장은 세대 간의 인식차이를 구조개혁과 혁신의 걸림돌로 꼽았다. KDI의 ‘비교성향의 명암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대들과 60대들은 큰 생각의 차이를 보였다. 김 원장은 “한국의 20대들은 50% 이상이 노력보다 운과 인맥에 의해 성공이 좌우된다고 보는 반면 60대들은 78% 이상이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세대 간 인식차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김 원장은 한국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규제 개혁, 창업 생태계 조성, 서비스산업 개방, 교육의 질 제고를 강조했다.
한편 무협은 지난 2005년부터 매월 1회 경제문화예술 각 분야의 전문가 및 정부 고위당국자 등을 초빙해 최고경영자 조찬회를 진행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