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4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현황에 따르면 총수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비율은 8.5%(116개사)로 전년(157개사)보다 2.5% 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상장 회사 217개사 중 24.0%(52개사), 비상장 회사 1153개사 중 5.6%(64개사)로 전체 이사수 대비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중은 7.7%인 438명이다.
기업집단별 총수일가 이사등재 회사의 비율은 부영(78.6%), 세아(66.7%), 현대(61.1%) 순으로 높게 나왔다. 반대로 이랜드(0%), 삼성(1.4%), 한화(2.0%) 순으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지주회사 전환집단의 경우는 총수일가 이사등재비율(27.2%)이 일반집단(19.8%)보다 7.4% 포인트 높았다. 지주회사 전환집단은 SK·LG·GS·두산·CJ·LS·부영·코오롱·한진중공업·한국타이어·대성·세아·하이트진로·아모레퍼시픽 등 14곳이다.
아울러 총수 2~3세 등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312개(22.8%)로 집계됐다. 지난해 26.0%이던 수준과 비교하면 3.2% 포인트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총수일가 이사등재의 감소는 SK·GS·한화·CJ 등 일부 기업의 감소일 뿐 막강한 영향력은 그대로 행사하면서 기업 책임에 대한 회피 혜택만 늘어난 셈이 됐다.
총수일가 이사등재 감소에도 사외이사 현황을 보면 후진국형 기업지배구조는 여전했다. 47개 민간 대기업집단 상장사(238개)의 이사회 안건 5718건 중 사외이사 반대로 인한 부결은 지난 1년간 단 3건(0.0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가결 건수는 5703건인 99.74%에 달해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사외이사 수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연도별 사외이사 비중을 보면 2011년 47.5%에서 2012년 48.5%, 2013년 48.7%로 늘고 있다.
올해 47개 대기업집단 소속 상장사(238개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49.6%로 전년(48.7%) 대비 0.9% 포인트 증가했다.
집단별 사외이사 비중은 KT&G(84.6%), 교보생명보험(80.0%), 한라(63.2%) 등으로 높게 나왔다. 반면 S-오일(27.3%), 이랜드(28.6%), 한솔(34.5%) 등은 낮은 순이었다.
그럼에도 내부거래위원회는 지속적으로 늘었다. 연도별 내부거래위 현황을 보면 2012년 31개사에서 2013년 45개사, 올해 55개사로 증가세다.
올해 2월 공정위가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율을 도입하면서 기업 스스로 내부통제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기업집단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 수를 보면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127개, 감사위원회 165개, 보상위원회 40개에 달했다.
문제는 소수주주의 권한 행사다. 전체 상장사 중 소수주주의 권한을 높여주는 투표제에 인색했다. 전체 5%(12개)가 집중투표제를 도입했고 23개사가 서면투표제를 운영, 전자투표제는 전무했다.
이 밖에도 지난 1년간 11개사가 대표소송 제기권, 임시총회소집청구권, 주주제안권, 회계장부열람권, 이사해임 청구권 등 소액주주권 행사를 18차례 했지만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쉰들러그룹) 주주권행사(6건)를 제외하면 12건에 불과했다.
신봉삼 공정기업집단과장은 “종합평가를 해보면 대기업집단의 내부견제장치 도입이 늘고 소액주주의 경영감시기능도 계속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소액주주권 행사를 뒷받침할 집중투표제의 도입이 조금 미미하고 총수일가 이사등재도 일부집단 총수가 사법처리돼 조금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등 시장감시기능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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