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 2위로 선정된 최초 항생제 페니실린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세계영국문화원은 설립 80주년을 맞아 미국, 러시아, 영국, 독일, 중국, 일본 등 10개국에서 1만 명을 대상으로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 1위에 1989년 팀 버너스 리(59)가 글로벌 하이퍼텍스트 공간개념으로 개발한 인터넷망(網)인 WWW가 1위를 차지했다.
WWW가 개발돼 'www'로 시작하는 간단한 인터넷 주소만 입력하면 컴퓨터 상에서 쉽게 그림과 영상, 문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세상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한 것.
세계영국문화원은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에 대해 “월드와이드웹으로 인류의 생활양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며 “이용자 수가 5억 명에 달하는 데 걸린 시간이 라디오는 38년, 텔레비전은 13년인 데 비해 월드와이드웹은 4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페니실린 대량 생산이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 2위를 차지했다.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상용화에 성공했고 1943년부터 사용됐다. 1944년부터는 민간에도 사용돼 수많은 전염병 환자의 목숨을 구했다.
페니실린이 발명되기 전인 수백 년 전만 해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불과 20~30살에 불과했다. 태어난 아이 10명 중 3명은 1살도 되기 전에 사망했고 절반 정도가 10살 이전에 사망했다. 그 이유는 천연두, 홍역, 말라리아, 콜레라, 이질, 설사, 폐렴, 패혈증 같은 질병 때문이었다.
하지만 페니실린 발명과 그 이후 연달아 이뤄진 각종 항생제의 발명으로 인간은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게 돼 인간의 평균수명은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페니실린의 발명에는 엄청난 행운이 있었다. 페니실린을 찾아낸 사람은 영국의 미생물학자인 알렉산더 플레밍.
지난 1928년 여름 플레밍은 포도상구균을 기르던 접시를 배양기 밖에 놔두고 휴가를 다녀왔다. 휴가에서 돌아온 플레밍은 페트리접시를 확인하던 중 푸른곰팡이가 페트리 접시 위에 자라있고 곰팡이 주변의 포도상구균이 완전히 녹아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곰팡이가 포도상구균의 성장을 막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곰팡이를 배양했고 이것이 페니실린 발명의 시초가 됐다.
그런데 푸른곰팡이의 대부분은 페니실린을 만들지 못하고 오직 페니실리움 노타툼(Penicillium notatum)만이 페니실린을 만드는데 이 특별한 곰팡이가 아래층의 라투슈의 연구실에서 올라와 플레밍의 페트리 접시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엄청난 행운이자 우연이었다.
지난 80년간 세계를 바꾼 사건 3위는 개인용 컴퓨터 보급이 차지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7위를 차지했다. 만델라는 27년 동안 남아공 백인 정권에 의해 감옥에 갇혀 있었으면서도 화해와 용서로 흑인과 백인의 통합을 이룩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1980년대 중국 개혁·개방 정책은 17위를 기록했다. 음식으로는 유일하게 인스턴트 라면의 발명이 63위로 순위에 올랐다.
이동 전화의 보급과 발전이 15위, TV 방송 시작과 신용카드 개발이 각각 24위와 34위를 차지했다.
소련 붕괴로 인한 냉전 종식이 8위,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여한 것이 9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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