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에 대해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국의 항공모함을 떠올릴 것이다. 그보다 축구장 절반크기가 더 큰 배가 있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30일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배로 알려진 초대형 플랫폼 및 파이프 설치선 피터 쉘테가 4년간의 건조를 마치고 최종 시운전을 위해 목적지인 로테르담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싱가포르와 케이프타운을 거친 뒤 오는 2015년 1월 6일에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 2010년 대우조선해양이 네덜란드의 올씨스(Allseas Group SA)로부터 수주한 이 선박은 길이 382m, 넓이 117m에 이른다. 이는 현존하는 항공모함 중 가장 큰 니미츠급 항모 USS 조지 H.W. 부시(길이 332.8m 선폭 78m)보다 각각 50m, 39m가 더 길고 넓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물선으로 기네스북에 등제된 자르바이킹(2010년 해체)이 길이 458.45m, 넓이 68.86m임을 미루어 볼 때 길이는 76m 짧지만 넓이는 약 48m 더 넓다.
또 일반 화물선과 달리 피터 쉘테는 해양플랜트 설치선으로 4만8000t 규모의 상부 구조물과 2만5000t의 자켓을 들어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을 탑재했다. 이는 세월호 침몰당시 긴급 파견된 해상크레인 중 가장 큰 규모인 8000t급 ‘삼성5호’의 6배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피터 쉘테에 대해 “현존하는 선박 중 가장 큰 것으로 배가 출항을 하게되면 기네스북에 등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선박은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플랫폼 및 파이프 설치선으로 대우조선해양은 건조 당시 곤혹를 치뤘다.
지금까지 해양구조물 건설선이 건조돼 왔으나 플랫폼의 상부 구조물까지 한 번에 들어 올리는 선박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이 선박은 두 개의 배가 나란히 붙은 형태의 양동선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대형 크레인이 탑재돼 플랫폼의 운반과 설치, 해체가 모두 가능하다.
지난해 발주사인 올씨는 배의 폭을 늘려달라는 다소 무리한 요청을 대우조선해양측에 전달했고, 회사는 이어져 있던 배를 이등분해 폭을 늘려 다시 붙이는 다소 이례적인 작업까지 수행한 바 있다.
이같은 무리한 주문변경으로 지난해 말 출항이 예정돼 있었던 피터 쉘테는 추가작업을 위해 1년 가까운 시간을 더 들이게 됐고 대우조선해양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피터 쉘테가 정식 출항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리스크요인이 상당부분 제거 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최대규모의 선박을 건조한 기술력까지 인정받게 돼 글로벌 선사로부터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피터 쉘테호는 시운전을 마친 뒤 내년 여름부터 노르웨이 북해에 위치한 대륙붕 시추설비인 잭업리그 생산 플랫폼 해체를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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