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수출주가 모처럼 시세를 분출하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11월에만 4% 가까이 뛰면서 수출 채산성에 대한 불안감이 잦아들었다. 역시 우려했던 엔ㆍ달러 환율은 110엔대 후반에서 오름세가 둔화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12월 코스피 예상지수 범위를 1930~2050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상지수 상단을 2050선까지 높이면서 2000선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는 28일까지 한 주 동안 1964.84에서 1980.78로 15.94포인트(0.81%) 상승하며 1980선을 되찾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843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원화 약세로 코스피에 대한 외국인 저항감이 줄어든 상태"라며 "계절적인 영향(글로벌 펀드 결산)으로 매수 강도는 약하지만, 12월에도 매수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조2000억원대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한 26일부터 사흘 만에 주가가 119만원에서 128만7000원으로 8.15% 상승했다. 현대차나 네이버, 기아차, SK, 두산도 최근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오름세를 타는 종목이다.
미국 소비시즌이 추수감사절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성탄절로 연말까지 이어지는 것도 긍정적이다. 전미소매협회(NRF)는 11~12월 소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11월에만 1068.5원에서 1107.9원으로 39.4원(3.69%) 올랐다. 같은 달 20일에는 1115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4분기 평균 환율 예상치는 1070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원 이상 오를 것"이라며 "대형 수출주에 대한 어닝쇼크 불안감을 낮춰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 팀장은 이어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예상보다 빨리 발표한 것도 호재"라며 "미 소비시즌 및 환율 효과, 친주주정책을 모두 충족하는 업종으로 IT와 자동차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12월 첫주로 잡힌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도 눈여겨 봐야 한다. 양적완화 기대감에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연중 최저치인 0.7%까지 하락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의에서 기존 경기부양 의지를 다시 확인시킬 것"이라며 "내년 1월께에는 추가적인 양적완화 여부가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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