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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2부리그로 강등을 당할 경우 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
28일 인터넷은 뜨거웠다. 성남의 이재명 시장 겸 성남FC 구단주가 자신의 SNS를 통해 강등권에 있는 성남이 강등을 당할 경우 FA컵 우승을 통해 얻은 ACL 티켓을 반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이 악물고 뛰었고 경기 내내 상대의 슈팅을 몸을 날려 먹는 육탄방어까지 불사하며 결국 부산을 1-0으로 꺾고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자연스레 ACL 티켓 반환의 얘기도 쏙들어갔다.
성남은 최종전 직전까지 11위 경남과 승점 1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전남에 0-0무승부를 거둔 인천마저 젖히고 리그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비록 TV 중계는 되지 못했지만 성남 시민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내며 성남의 잔류를 축하했고 성남의 이재명 시장 역시 “2부리그로 내려갔을 때 생겼을 문제에 대해 선수들이 해결해줬다”고 기뻐했다. 성남의 김학범 감독 역시 “다시는 강등권에 오고 싶지 않다”며 기쁜 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또한 성남의 이 시장이 경기 후 선수보강과 내년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할 팀을 위해 더 많은 지원금을 내놓을 것으로 밝혀 성남은 성남 일화에서 성남FC로 재창단 한지 1년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성남을 살린 곽해성은 자신에게도 뜻 깊은 경기를 만들었다. 곽해성은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해 인천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메달을 따낸 것도 모자라 FA컵 우승을 맛봤고 이날 경기에서는 팀의 결승골이자 강등을 구해낸 오른발 중거리슈팅으로 프로 통산 첫 골까지 일궈냈다.
성남의 김학범 감독 역시 “곽해성이 사실 부진해 뺄까 했다. 하지만 그가 우리를 살려냈다”며 곽해성이 큰일을 했음을 시사했고 곽해성은 “얼떨떨하다. 발등에 얹혔을 때 (골)느낌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입장 게이트 앞에는 '시민구단 최초 FA컵 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성남은 결국 스스로의 힘으로 이 현수막이 무색해지지 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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