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로이터' 동영상 캡처 ]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왼쪽 끝)이 터키 최대 이슬람 사원인 이스탄불의 술탄아흐메트 자미(이슬람 사원의 터키어)와 성소피아 박물관을 방문했다. 술탄아흐메트 자미는 푸른 타일로 장식돼 ‘블루 모스크’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교황은 술탄아흐메트 자미에서 이슬람교 지도자와 나란히 서서 2분 정도 기도하는 자세를 취해 이슬람교에 우호의 손길을 내밀었다.
교황은 자미의 미흐랍 앞에서 이스탄불의 최고 이슬람교 지도자인 라흐미 야란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후 “경의를 표하자”고 제안했고 야란이 “신께서 허락하실 것”이라고 답하자 두 손을 모았다.
교황은 두 손을 깍지 끼고 십자가 목걸이가 걸린 가슴 쪽으로 올려 고개를 숙인 후 눈을 감은 상태로 2분 동안 서 있었다. 야란은 교황 옆에서 메카를 향해 손바닥을 하늘로 향하는 이슬람식 기도를 올렸다.
이슬람교는 성지인 메카를 향해 예배를 올리는데 미흐랍은 이슬람 사원 안에 있는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곳이다.
바티칸라디오는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을 인용해 “교황의 행동은 기도가 아니라 침묵 경배”라고 전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다른 종교 간 대화가 이뤄지는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8년 전 베네딕토 16세 때도 같은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교황은 술탄아흐메트 자미 바로 앞에 있는 성소피아 박물관도 방문했다. 성소피아 박물관은 원래 동로마제국 당시인 지난 537년 정교회 성당으로 지어졌다. 오스만제국이 이스탄불을 정복해 1453년부터는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다. 세속주의 국가인 터키는 1935년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이어 교황은 이스탄불 시내에 있는 가톨릭 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했는데 이 미사에는 가톨릭 외에도 동방 정교회 등 범기독교계가 함께 자리했다.
미사를 마친 후 교황은 동방 정교회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뮤 1세와 만나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로 했다.
교황은 오는 30일 바르톨로뮤 1세와 우호 선언에 서명하고 출국하는 것으로 사흘 일정의 터키 방문을 마무리한다.
방탄차를 타지 않는 원칙에 따라 교황은 이스탄불에서도 르노의 소형 세단을 이용했고 터키 당국은 이스탄불에 경찰관 7000여 명을 동원하고 교황의 이동 경로에 교통을 통제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호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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