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에 파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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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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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포스터[사진제공=SBS]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UEFA 유로 2008과 2010년 FIFA 월드컵에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패 여부를 높은 확률로 맞춰 유명해진 점쟁이 문어 파울. 폴란드, 오스트리아, 포르투갈과의 경기 결과를 모두 맞추는 등 파울의 예상 적중률은 90%가 넘는다. 이때부터 우리는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파울같다'고 말한다.

드라마 역시 시청률을 미리 맞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작의 흥행 여부에 빗대어 다음 작품의 시청률을 예견해보기도 하고, 출연 배우들 라인업에 따른 작품의 흥망을 점쳐보기도 한다. 대개 전작의 시청률과 출연 배우의 몸값이 높을수록 시청률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시청률을 미리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 등 매체가 늘면서 프로그램의 수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IPTV를 통한 재방송 서비스가 양적-질적으로 향상되면서 '본방사수'하는 시청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 포스터[사진제공=MBC]

시청률 영역에서만큼은 파울의 능력이 발휘되지 못한다.

대표적인 예가 드라마 MBC 월화드라마 '오만과 편견'과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다.

'오만과 편견'은 동시간대 방송 중인 SBS '비밀의 문', KBS2 '내일도 칸타빌레'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 속에 출발했다. 한석규와 이제훈의 만남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비밀의 문'과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의 한국판 '내일도 칸타빌레'와의 경쟁에서 다소 뒤쳐지는 듯 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첫방송에서 11.2%(닐슨 코리아 기준·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회를 거듭할수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비밀의 문'과 '내일도 칸타빌레'가 5%대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비견되는 결과다.

'피노키오' 역시 마찬가지다. 전작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비와 크리스탈의 만남에도 3.9%라는 최저 시청률을 만들어냈던 터라 조명을 받지 못했다. 또 이미 수목극 왕좌에 앉은 장나라와 신하균 주연의 MBC 수목드라마 '미스터 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그러나 '피노키오'는 박신혜와 이종석을 필두로 한 젊은 연기자의 활약으로 방송 4회 만에 '미스터 백'의 왕좌를 빼앗으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서인국과 이성재, 조윤희의 호연으로 호평받고 있는 KBS2 '왕의 얼굴'도 일치감찌 따돌렸다.

흔히 배우들은 시청률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즉슨 시청률은 미리 예상할 수도, 자신할 수도 없다는 거다. 시청률의 세계에 파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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