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체제 첫 인사 '안정'… 임원인사 '반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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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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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팀=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이재용 체제 아래 첫 인사로 주목받은 삼성 사장단 인사는 세대교체보다 안정을 취했다.

‘승진은 적고 문책성 전보 위주’일 것이란 전망이 얼추 맞아떨어진 것이다. 실적부진으로 승진이 적었지만 대대적 물갈이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전체 인사폭이 축소됐고 교체설이 나돌던 삼성전자 모바일 수장이 유임된 것 등이 안정 성향을 보여준다.

매년 인사의 화두인 오너 일가 3세의 승진은 없었지만 이건희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사장이 제일기획으로 자리를 이동해 후계구도가 보다 명확해진 측면은 있다.

1일 삼성 및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8명을 배출했던 사장 승진자는 올해 3명으로 줄었다. 발탁인사를 중심으로 8명 중 5명의 승진자를 냈던 삼성전자가 올해는 부진하기 때문이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이 ‘부진한 곳에 문책 인사 있다’로 되돌아 온 셈이다. 사장 승진자가 3명에 불과한 것은 2008년(3명) 이후 처음이다.

◆ ‘기회 주는’ 이재용 스타일

그런데 정작 실적 감속 폭이 큰 삼성전자 경영진은 변동이 없어 이 부회장의 인사 색깔을 보여준다. 일각에서 표현하는 이 회장의 절제된 성격이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신상필벌’이 분명한 이 회장에 비해 이 부회장은 기회를 주는 편이다.

지난해 화성 반도체 공장 불산 유출 사건으로 곤욕을 치렀던 전동수 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를 맡은 사례가 있다. 이 부회장은 퇴진설이 불거졌던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도 일본 출장길에 대동하면서 신뢰감을 내비쳤다.

한쪽에선 지난해 이 부회장이 담당하는 삼성전자 출신 인사들이 주요 계열사의 요직에 배치돼 올해는 상대적으로 조정 폭이 적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이 부회장의 사람들로 인선작업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얘기다.

◆ 임원인사 찬바람 예고

임원 인사에서는 큰 폭의 인사변동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사장급 3명을 2선으로 물리는 등 나름의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실적이 나쁜 사업부별로는 조직개편과 함께 임직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계열사에 따라서는 임직원의 현장 배치 등 부분적인 전보조치가 이뤄져왔다.

사장단 승진 인사가 적은 만큼 임원 인사도 찬바람이 예상된다. 앞서 삼성 내부에서 승진 대상자를 배려한 점수 몰아주기, 입사 순대로 좋은 평가 주기 등을 금지하는 인사평가 강화 기조가 일었다. 재계에서는 실적 하강국면이 본격화돼 구조조정이 필요한 삼성이 반발이 큰 인위적인 조정보다 승진자를 줄이면서 자연적인 인원감축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3세 경영권승계, 정중동

2012년 이 부회장이 승진했고, 지난해엔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의 승진이 이뤄진 반면, 올해는 경영권 승계 진도가 없다. 인사를 앞두고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회장으로 승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지만 이 부회장측이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게 관심이 쏠렸지만 승진은 없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폭 증가해 실적이 나쁘지 않지만 이 회장이 와병 중인 상황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승계 작업이 일시 멈췄지만 후계 구도는 보다 명확해졌다. 그동안 삼성 후계구도는 이 부회장이 전자, 금융 등을 맡고 이부진 사장이 서비스, 이서현 사장이 패션을 맡는 쪽으로 예상돼왔다. 이 가운데 중공업은 다소 불확실했지만 이번에 이서현 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으로 이동하면서 이 부회장이 장악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제일기획은 임대기, 이서현, 김재열 등 사장이 3명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의 입원과 계열사 실적 부진 등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보류됐지만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의 사람들이 주요 계열사 요직에 배치된 것처럼 올해 임원 인사에서 다소 큰 폭의 인사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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