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과거로 회귀한 금융권 CEO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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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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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금융권 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최고경영자(CEO) 선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KB사태'를 통해 낙하산 인사에 대한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구태가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달 28일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하 전 행장은 1일 제12대 은행연합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하 회장은 국내외 금융현안에 해박한 데다 금융당국과의 관계도 원만해 은행연합회장으로 적격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차기 회장 인선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선출 방식이다.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열리기 전부터 박병원 현 회장의 후임으로 하 회장이 사실상 연임됐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 회장 선임 당시에도 하 회장이 관료 및 정치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금융당국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을 결정한다는 의혹이 이번에만 제기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사회 논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내정설이 제기돼 논란이 더욱 거세다.

이같은 내정설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현재 인사 시스템에서 금융당국이 관여하가 바는 전혀 없다"고 강조하지만 여론은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또다시 민영화가 좌초될 위기에 놓인 우리은행 역시 CEO 선임 작업에 잡음이 일고 있다. 당초 이순우 행장의 연임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졌으나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서금회' 멤버인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연초 한 금융사가 개최한 고졸채용박람회에 참석한 한 시중은행장은 "고졸 출신도 행장이 될 수 있느냐"는 한 특성화고 학생의 질문에 당연하다는 듯이 능력만 있다면 충분히 행장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학생이 최근 금융권 CEO가 선임되는 과정이나 제기되는 각종 논란을 지켜본다면 과연 행장의 답변에 동감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 듯 해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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