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LA타임스는 퍼거슨 시가 1900년 초부터 흑백 간 경계가 뚜렷하게 존재했다고 밝혔다.
현재 인구 2만1000여 명 중 65%가 흑인인 퍼거슨 시는 당시만 해도 흑인들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흑인에게 부동산을 팔지 못하도록 규정한 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킨록 지역은 1890년대 형성된 미주리 주의 가장 오래된 흑인 집단 거주지로, 비행장으로 활용됐다. 현재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의 전신인 셈이다.
신문은 1940년대 킨록 지역에 거주했던 흑인들은 매일 퍼거슨 지역으로 출근해 공장 노동자나 하녀, 청소부 등 허드렛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퍼거슨 지역에 흑인이 처음으로 거주하게 된 것은 1968년이었다. 킨록에서 태어나서 성장한 라만 윌리엄(80)은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취직해 퍼거슨 시로 이주한 첫 번째 흑인이었다.
그는 "당시 흑인에게 부동산을 팔지 못하도록 한 규정 때문에 퍼거슨 시에서 집을 구하는데 수년이 걸렸다"면서 "백인 거주지인 퍼거슨 시에서의 생활은 따돌림의 연속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퍼거슨 지역은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하게 된다. 램버트-세인트루이스 공항이 확장하면서부터다.
이후 미주리 주 당국은 킨록에 사는 흑인들로부터 강제로 땅을 사들였다. 킨록에 거주하던 흑인들은 떠밀리듯이 이주를 해야 했다. 흑인들은 어쩔 수 없이 퍼거슨 시로 밀려들어 왔다. 흑인들이 도시로 모여들자 백인들이 교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퍼거슨 시는 흑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사는 지금의 ‘흑인 도시’로 변모했다.
문제는 아직도 백인 소수가 퍼거슨 시의 정치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점이다. 신문은 역대 시장뿐만 아니라 시의원, 경찰은 모두 백인들로 구성돼 있어 백인 소수가 흑인 다수를 다스리는 기형적 구조가 퍼거슨 사태를 잉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퍼거슨 시 당국은 이날 소요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흑인 경관 비중을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제임스 놀스 퍼거슨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퍼거슨 시의 인구 구성을 더 반영해 경관을 충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퍼거슨 시에 근무하는 경관 중 흑인은 7%가량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놀스 시장은 “흑인이 경관으로 일할 학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장학 제도를 마련하고 경관의 직무 수행 결과를 검토할 시민심사위원회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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