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 다롄완다그룹이 미국 영화 제작배급사인 '라이언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완다그룹 왕젠린(王健林) 회장과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의 대결구도가 연출될 지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기업에서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전문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이 최근 라이언스게이트 최대주주인 마크 라치스키 회장을 만나 지분인수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고 홍콩 대공보가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인용해 2일 전했다. 왕 회장은 라치스키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7% 전부 혹은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규모의 지분확보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말 미국을 찾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라이언스게이트 측에 지분인수 등 협력의사가 있음을 밝혀 미국 영화사 투자에서 왕젠린과 마윈의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마 회장이 알리바바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왕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호로 오른데다 왕 회장은 이달 완다부동산의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다시 '중국 최고 부호' 라는 왕좌를 쟁탈할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도 이번 승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 외에도 이 두 사람은 2020년까지 온라인 쇼핑 비중이 전체 시장의 50%돌파 여부를 두고 '1억 위안(약 180억원)' 거액의 '통 큰' 내기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50%를 돌파하면 왕 회장이 마 회장에게, 반대로 돌파하지 못하면 마 회장이 왕 회장에게 1억 위안을 주기로 약속한 상태다.
아울러 중국 온·오프라인 시장을 대표하는 알리바바, 완다그룹 두 대기업이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완다그룹은 라이언스게이트에 인수를 제안한 것 외에도 현재 007시리즈를 제작한 미국 영화제작사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 스튜디오 (Metro-Goldwyn-Mayer Studios)'와 투자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아울러 지난 2012년에는 미국 2위 영화관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를 26억 달러에 인수했다.
뉴욕 증시 상장은 물론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솔로데이(11월11일)' 하루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마 회장도 영화 등 컨텐츠 시장의 우위 선점을 위해 분주하다.
최근 텐센트, 평안보험과 함께 중국 영화사인 화이브라더스 지분인수전에 참여했으며 지난 4월에는 12억2000만 달러를 들여 중국 최대 동영상 포털사이트인 '요우쿠-투더우' 지분 19%도 인수했다. 6월에는 홍콩 미디어그룹인 차이나비전을 '꿀꺽'하고 지난 10월 말 미국을 방문해 라이언스게이트는 물론 소니 픽쳐스, 월트디즈니,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유명 영화사와 접촉했다.
알리바바 마 회장과 완다그룹 왕 회장이 인수경쟁에 나설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언스게이트는 2012년 개봉한 '헝거게임:판엠의 불꽃' 로 유명해진 영화제작사다. 완다, 알리바바 등의 '중국 자본 투자설'이 나오면서 지난 1일(현지시간) 라이언스게이트의 뉴욕 증시 주가는 직전거래일 대비 3%상승한 34.90달러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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