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미생 장그래와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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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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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연 산업부 기자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계약직, 정직원 신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계속 일을 하고 싶은 겁니다."

장그래의 한 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평범한 직장인들의 얘기를 진솔하게 담은 드라마 '미생'이 우리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갑'들의 전쟁터에 던져진 '을'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드라마. 냉혹한 정글을 담은 한편의 생생한 '다큐멘터리'. 미생을 본 시청자들은 평가는 이렇다.

인턴 생활을 마치고도 2년 계약직이 된 주인공 장그래의 현실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정규직에게는 스팸세트를, 비정규직에게는 식용유세트를 주는 장면은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았지만,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의 애환을 녹여냈다.

이처럼 미생은 단순히 기업의 수익만을 위해 희생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수많은 비정규직과 차별에 대한 문제에 돌직구를 날린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가파르게 늘어났다. 정부는 근무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는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비정규직 보호법을 내놓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역효과는 커져만 가고 있다.

기업들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근로자들과 1년 단위로 재계약 체결, 정규직 전환 직전 해고, 아웃소싱 등 변종적인 고용방식을 만들어 냈다. 현재 국내에는 600만명이 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들과 함께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과 가정을 모두 지켜야 하는 워킹맘을 비롯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여성 직장인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남성의 두 배에 이르며, 임금 격차도 30% 이상에 달한다.

드라마에 투영된 비정규직과 그에 따른 차별. 알고는 있었지만 말하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모순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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