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 끝나는 날"…'정윤회 문건' 파문 심경 토로?

통일준비위원회 회의 후 오찬 자리서 '고난' 우회 언급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정윤회 국정 개입’ 문건 유출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고난’을 우회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통일준비위원회 제3차 회의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이 끝나는 날"이라고 말한 것.

박 대통령은 "성경에도 그런 얘기를 한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사람들이 고난이 많다"며 "항상 어려움도 있고, 고민도 하고 그래서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이 끝나는 날'이라고 말할 정도로 어려움이 많지만 그런 모든 사람들의 인생살이에서 먹는 즐거움을 빼면 아마 살아가는 즐거움의 80%는 달아나는 것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토론하고 힘들게 일하다가도 식사시간이 되면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마음 좀 편하게 갖자' 이렇게 되는데 요즘은 또 업무만찬, 업무오찬, 그래서 식사시간까지도 편안하게 식사만 하면 안 된다는 풍조가 있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제가 다자회의 이런데 나가면 꼭 업무만찬, 업무오찬에서 무언가를 발표하고 얘기를 들어야 하고 그래서 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인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고 신경을 쓰게 만드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나라를 위해 우리가 한마음이 돼 회의를 했기 때문에 (식사시간이) 아주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을 두고 청와대 주변에서는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비선 실세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과 권력 암투설 논란 등으로 일파만파로 증폭되자 자신의 불편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