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국내 의료진이 돼지의 대동맥 판막을 이용해 면역거부반응없이 인체에 이식할 수 있는 차세대 심장판막을 개발하고 이종간 동물실험에도 성공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흉부외과 임홍국·김용진 교수와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이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2일 밝혔다.
돼지는 장기 크기와 유전자 배열이 인체와 비슷해 인체 이식용 장기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 1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바로 이식할 수는 없다. 영장류를 제외한 포유동물에 존재하는 ‘알파갈(α-GAL)’이라는 당단백질이 이종간 이식 때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돼지 심장판막을 이식할 경우 항체가 알파갈을 이물질로 알고 공격(면역거부)하면서 석회화가 일어나고 이식된 판막의 수명은 단축된다.
연구팀은 알파갈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면역거부반응이 없는 심장판막 개발을 추진했다. 그 결과 돼지의 대동맥 판막에 자체 개발한 ‘항석회화 조직처리 기법’을 적용해 알파갈을 없앤 심장판막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내년경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관련 원천기술과 특허는 의료기기 벤처회사인 태웅메디컬에 이전됐다.
임홍국 교수는 “이번 성과는 판막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심장질환 완치 시대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흉부외과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rdio-Thoracic Surgery) 온라인판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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