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전운 기자 = 직장인 최모(28·여)씨는 2015년 다이어리를 커피전문점에서 구입했다. 다이어리 전문업체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커피전문점 다이어리가 '대세'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다이어리 전문업체 제품보다 한정판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커피전문점의 연말 다이어리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커피전문점이 증정품으로 제공하는 다이어리가 유행처럼 확산되면서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내년 다이어리는 커피 전문점이 자체 제작하는 것 외에도 유명업체와 협업해 고급스럽게 만들어 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다이어리 마케팅을 주도해온 커피전문점은 스타벅스다. 총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신년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연말 행사를 14년째 진행 중이다. 17잔 중에서 3잔은 스타벅스가 지정한 시즌 프로모션 음료(겨울에만 파는 음료)를 사서 마셔야 할 정도로 조건이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 다이어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없어서 구하지 못할 정도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10월30일 전국 700여개 매장에서 첫선을 보인 '2015 스타벅스 플래너'가 출시 20일 만에 10만개가 소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35만개가 판매된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올해 더 많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출시한 다이어리의 소진 속도가 작년보다 2배 정도 빠르다"며 "수능 끝난 자녀들을 위한 선물과 빼빼로데이 선물로 구매한 고객이 많고, 12월이 되면서 연말 선물로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리 마케팅으로 스타벅스가 본 효과는 대단하다. 한개에 2만7500원인 다이어리의 총 판매액은 100억원에 가깝다. 단순히 판매금액으로만 계산해도 지난해 35만개를 판매한 스타벅스는 연말 다이어리 마케팅으로 96억25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17잔 구매시 무료로 제공하는 가격을 상정해 보면, 다이어리 하나로 6만1500원의 매출이 발생한다.(크리스마스 음료인 토피넛라떼 또는 페퍼민트 모카 5100원(숏사이즈) X 3잔 = 1만5300원, 일반 음료(오늘의 커피) 3300원(숏사이즈) X 14잔 = 4만6200원)
지난해 팔린 35만개의 다이어리 숫자로 계산하면 215억2500만원이다.
이처럼 스타벅스의 다이어리 마케팅이 대박을 치면서 다른 경쟁사들도 다이어리 마케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커피빈은 스마트폰 앱으로 5만원 이상 충전하면 꽃무늬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캐스키드슨의 다이어리를 제공하고 있다. 카페베네 역시 삼성 월렛과 제휴를 맺고 음료 구매 시 삼성 월렛 스탬프 12개를 모으면 '2015년 카페베네 다이어리'를 제공한다.
이같은 다이어리 마케팅은 커피전문점의 집객 효과를 높이고 있어, 출점 규제 등을 받고 있는 커피전문점 업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 강남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최성호(58·남)씨는 "다이어리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곡객이 보통 때보다 50% 가량 늘어났다"며 "다이어리가 연말 특수에 한몫 제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다이어리의 인기에 다이어리 스티커까지도 인터넷 중고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다이어리 인기가 높아지면서 좀 더 공들여 만드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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