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 '약골' 한국, "지능형 제조…활로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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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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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 제조업 부활의 핵심 '뿌리산업' 육성

  • 첨단 미래산업의 내실 '새로운 부가가치의 원천'

스마트폰에 적용된 뿌리산업 기술 사례[그래픽=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자간 무역협상이 속속 타결되고 있지만 제조업계는 ‘뿌리산업’의 위기감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이미 선진국들은 뿌리산업 분야에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등 첨단 산업·혁신원천의 근간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2013년 뿌리산업 통계’에 따르면 국내 뿌리기업은 2만6013개로 종사자 42만776명 수준이다. 이는 각각 전체 제조업체의 7.6%, 11.7%에 불과한 수치다. 지난해 뿌리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2%로 제조업 평균(2.8%)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국내 뿌리산업은 사양·3D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기술수준도 하락하고 있다. 제조업이 강한 독일·일본 등 선진국들은 3D 산업군인 뿌리산업을 자동화, 청결화, 운용·조작이 간편한 이지(Easy) 산업화로 노력을 지속해왔다.

미·영국 등도 제조업 비중을 높이기 위한 생산기반 산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기술분야로는 주조·금형·소성가공·용접 등 제품형상·제조공정 및 열처리·표면처리 등 특수기능·부여공정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융·복합과 연계된 제품 및 기술혁신의 핵심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예컨대 KTX 커플링 부품, 자동차 엔진, LCD·LED TV용 베젤, 맥북·아이폰·아이패드 프레임, 미래자동차, 반도체 제조장비 내부오염 방지 표면처리 등 뿌리기술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재기술로 제품경쟁력의 근간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독일 뿌리산업은 ‘지능형 지속가능 제조시스템’으로 진화하는 등 미래형 제조기술개발에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 2006년 독일은 미래형 제조기술개발 및 시장지향형 산업구조로 전화하기 위한 ‘독일 하이테크 전략’을 펼친 결과다.

일본은 ‘모노즈쿠리(혼신을 다한 제품 만들기)’ 정신을 바탕으로 제조업 기반기술 고도화의 원점이다.

중국의 뿌리산업 육성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클러스터 발전전략을 짜는 등 금형집적화 단지를 위주로 뿌리산업을 키우고 있다. 주력산업의 기반을 위한 뿌리산업 전략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는 셈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늘 지각생격이다. 이제야 한국 뿌리산업과 선진국 제조혁신 전략을 비교하는 등 국내 제조업의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속속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정부는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뿌리산업의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정에만 2년을 매달렸다. 제1차 뿌리산업진흥기본계획도 2012년 말에 확정될 뿐 실행을 위한 예산 타내기만 1년여 간의 시간이 소요됐다.

올해는 563억원으로 전년대비 19.2% 늘어난 뿌리산업 예산을 들고 결국 내년부터 본격적인 육성사업을 스타트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개방 시장은 이미 넓어지고 있는데 뿌리산업 경쟁력 강화는 오리무중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도 고민이 많다. 뿌리산업의 기술·연구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뿌리산업 특화단지 지정 사업이다. 뿌리산업 전문기술 인력양성 사업은 4년제 대학과 뿌리기업이 참여하는 등 2018년까지 뿌리산업의 첨단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이끌 연구인력 150여명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진국들도 뿌리산업 분야별 특화연구소 운영을 통한 산업인재 양성 및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등 이를 기초한 높은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은 배울 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산업연구원이 발간한 산업경제정보를 보면 첨단 미래산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뿌리산업의 체계적인 기반 구축과 새로운 부가가치의 원천으로 인식을 전환해야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기초체질 및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첨단 미래산업 및 기술과의 융합을 통한 신시장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상훈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뿌리산업은 금형과 용접에서 일부 기술수준을 확보하고 있으나 주조 등 4개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열세로 분야별 특화된 공통 애로기술 R&D 허브 등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뿌리산업 이외에도 타 산업 및 기술 분야에서도 파급효과가 큰 기초기반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및 육성해 산업 전반에 걸친 기초역량 강화를 도모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용어설명

뿌리산업은 제품의 형상제조, 특수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소재를 부품으로 생산하거나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공정기술’ 산업을 말한다.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하는 업종으로 뿌리기술 관련 미래기술 사례로는 3D 프린팅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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