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정부가 내년 상반기 출범하기로 한 중소기업 제품·농수산물 전용 공영TV홈쇼핑(제7홈쇼핑)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기존 홈쇼핑 채널이 구조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전용 채널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 입장과 기존 유통채널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홈쇼핑 채널을 늘리는 게 중소기업 입장에서 유리하다는 찬성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4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홍의락 의원 주최로 열린 '제7 홈쇼핑 성공을 위한 조건'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황근 선문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공영홈쇼핑 설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황 교수는 "중소기업 홈&쇼핑이 출범(2011년 1월)한 지 3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또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홈쇼핑 채널 추가승인은 정책 실패와 무용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채널 설립보다는 실효성 있는 규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행법상 대기업 제품도 종소기업 업체들에 의해 납품되면 중소기업 제품으로 분류돼 홈쇼핑채널에 적용되고 있는 제품기준이 모호하다"며 "홈쇼핑 채널이 늘어나 송출 수수료 경쟁이 심화되면 도리어 중소기업 상품은 양·질적으로도 낮은 시청률 시간대로 밀려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7홈쇼핑은 출범 후 판매 수수료 제한→송출수수료 위축→경쟁 도태→소비자 외면→경영압박→효과 미미 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황 교수는 "홈쇼핑채널 정책은 유통시장적 관점보다는 방송사업자로서 유료방송시장 정상화 혹은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정책책임부서의 책무"라며 "미래창조과학부는 거시적인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도 "TV홈쇼핑 채널이 지상파 사이에 배치되는 이른바 '황금채널'을 차지해 내는 고액 송출 수수료는 결국 소비자가 내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도 홈쇼핑 채널이 6개 불과한데 우리나라에서 7개의 홈쇼핑 채널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7홈쇼핑 출범에 대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 교수는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저가의 무명 제품이나 창의혁신형 제품의 경우 비용이 적게 들고 시공간 제약이 적은 홈쇼핑 채널이 유용하다"며 "락앤락과 제닉, 휴롬 등의 기업도 판로개척이 어려운 상황에서 홈쇼핑의 순기능 혜택을 본 성공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제7홈쇼핑을 조건부로 승인하되 운영 방안과 감시·감독에 대한 기준, 법적 근거가 명확히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제까지 출발은 공영으로 했지만 나중에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영홈쇼핑의 기준 요건을 엄격히 설정하고 그 기준을 충족하는지 매년 심사를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홈쇼핑 재승인 시 이러한 요건에 미충족할 경우 승인취소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외 정 교수는 △홈쇼핑업계 동반성장을 위한 가이드라인 작성 △직매입 등 유통업체 핵심역량 강화 △유통채널 연계하는 옴니채널 전략 △해외사업 재정비 및 내실 확대 등의 정책을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이정구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관은 "공영TV홈쇼핑는 시청권을 희생하더라도 중소기업과 농수산업의 현실을 고려하면 필요하다"며 "미래부는 공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입과 승인 요건을 강화하고 승인 후에도 점검을 통해 불공정거래와 소비자 보호 문제 등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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