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삼성그룹의 2015년 정기 임원인사를 계열사 별로 분석해보면 삼성 특유의 '성과주의'가 여지없이 적용됐다.
주력인 전자를 비롯해 중공업·건설·화학 등 실적부진을 나타낸 계열사들은 승진인사가 대폭 축소됐고, 금융 등 상대적으로 부진이 덜 했던 계열사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승진폭이 이뤄졌다.
아울러 한화그룹에 매각이 결정된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에서도 임원 승진 인사가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그룹의 주축이자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핵심부서인 모바일사업부와 메모리 사업부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며 대규모 승진자를 배출했던 무선사업부는 승진자가 줄었을 뿐 아니라 기존 임원들에게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었다.
무선사업부의 올해 승진 임원은 21명의 부사장 승진자 중 윤두표, 최경식, 최윤호 부사장 등 3명에 그쳤고, 상무 승진자도 국내 전은환 부장과 미국법인 모바일영업부문 트레비스, 태국법인 위차이 부장 등에 불과했다.
대신 현재 205명인 무선사업부 임원 중 25%인 50여명이 자문역·안식년 전환 혹은 타 계열사로 전보될 전망이다.
이에 반해 메모리사업부는 올해 22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며 지난해 20명보다 오히려 늘었다. 무선사업부의 실적 부진을 메꾸며 삼성전자 전체 실적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 보상 격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29명의 승진자를 냈지만 올해는 절반에 가까운 15명으로 줄어었고, 삼성전기도 13명에서 8명으로 축소됐다.
삼성 SDI의 경우 지난해 15명에서 18명으로 증가했지만 지난 3월 제일모직 소재부문이 합쳐진 결과로 사실상 인사폭은 줄어들었다.
중공업과 건설부문도 승진인사가 크게 줄어들며 실적 악화에 따른 문책이 반영됐다.
지난해 1조280억원이라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삼성엔지니어링은 승진한 임원 수가 지난해 15명에서 6명으로 절반이 넘게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16명보다 4명이 줄어든 12명 승진에 그쳤다.
그나마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21명에서 20명으로 줄어들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대적으로 부실폭이 적었던 금융계열사들은 지난해보다 승진인사가 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은 각각 1명씩 증가한 14명, 2명의 인사가 났고, 삼성생명은 1명이 줄어든 12명,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은 각각 2명이 줄어 6명과 2명의 승진인사가 이뤄졌다. 삼성물산 상사부문도 지난해와 같은 8명의 승진 임원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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