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감당 못해… 연립·다세대로 옮기는 전세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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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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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립주택 평균 전세가 1억 돌파, 거래량도 증가 추세

[자료=KB국민은행]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연립주택(다세대주택 포함) 등으로 옮겨가는 전세난민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싼 전세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 외 주택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립주택 전세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어 서민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이다.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연립주택 평균 전세가격은 1억15만원으로 전월(9972만원) 대비 43만원 올랐다. 연립주택 전셋값이 1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연립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올 들어 464만원 올랐다. 2년 전인 2012년 10월(8752만원)보다는 1263만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연립주택 평균 전셋값이 올 1월(1억3878만원)보다 598만원이 오른 1억447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강 이남 11개구는 1억5763만원, 이북 14개구 1억3245만원으로 올해 각각 552만원, 557만원 상승했다. 서울·수도권은 같은 기간 453만원 오른 1억1030만원으로 조사됐다. 6개 광역시(6519만원)와 기타 지방(5766만원)은 각각 309만원, 196만원 올랐다.

연립주택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는 이유는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연립주택에 대한 수요가 몰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아파트에서 밀려난 전세 난민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립주택으로 밀려나 전체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라며 “저렴한 전세 주택이 빠르게 사라져 서민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부 부동산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 자료에서도 연립주택 전셋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감정원 통계를 보면 전국 연립주택 전세가격은 2012년 9월 이후 2년 이상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연립주택 전셋값 상승폭은 5.02%로 아파트(13.01%)보다는 낮지만 단독주택(1.35%)보다는 크게 높다. 특히 전세난이 극심했던 지역에서 연립주택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한 서울(16.33%)에서는 연립주택도 6.51% 올라 평균을 웃돌았다. 주택물량이 부족한 대구의 경우 연립주택도 8.83%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연립주택 실거래가를 보면 서울 강남권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재건축 이주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전세매물이 부족해 연립주택 등으로 세입자들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전용 40㎡대 주택의 경우 1억4000만~1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지만 10월에는 최고 2억3000만원까지 뛰었다. 역삼동 그랜드파크빌은 1월 전용 48㎡가 2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지만 10월에는 50㎡가 이보다 크게 오른 2억9800만원에 거래됐다.

서초구 양재동 도곡한신빌라 전용 60㎡는 같은 기간 2억2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1000만원 상승했다. 송파구 잠실동 전용 30~40㎡가 1월에만 해도 1억5000만원을 넘지 않았지만 10월에는 1억7000만원까지 오른 수준에 실거래가를 형성했다.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연립주택 또한 전셋값 상승세와 거래량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을 봐도 아파트 외 주택은 올 1월 5만4023건에 그쳤지만 10월에는 6만852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폭도 0.60%에서 5.10%로 4.50% 포인트나 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에 따른 풍선효과로 볼 수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주거여건은 다소 낮지만 가격이 저렴한 주택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전세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연립주택 등으로의 이동은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 국토부도 10·30 전·월세 대책을 통해 앞으로 전세난 해결을 위해 연립주택을 적극 활용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연립주택의 활용도가 다양해지고는 있지만 실제 공급 확대로 전세 수급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함영진 센터장은 “다품종 소량 시대에 대비해 다양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는 공감하고 서울 같은 도심에는 적합할 수도 있다”며 “다만 용적률이 높게 적용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에 대량 공급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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