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사진=채널A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전기연 기자= 오룡호 김계환 선장이 마지막까지 선원들을 걱정하며 퇴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지난 1일 사조산업 원양어선 501 오룡호가 침몰하기 직전 오양호 이양우 선장은 김계환 선장에게 5분간 퇴선하라고 설득했지만 "지금 선박이 전부 소등된 상태다. 선원들 저렇게 만들어놓고 제가 무슨 면목으로 살겠습니까"라고 대답했다.
이에 이양우 선장이 "제발 그러지 말고 선원들 안전하게 퇴선시키고 나와라.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도 있다. 지내보면 별일도 아닐 수 있다"고 거듭 설득했다.
계속되는 설득에 김계환 선장은 "형님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굳은 결심을 한 것 같은 느낌에 이양우 선장은 "계환아. 전부 살아서 부산에서 소주 한잔 하자"라고 말한 뒤 교신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조산업은 오룡호 선장의 마지막 교신 음성을 일부 실종자 가족의 요청으로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날 낮 12시 30분 까롤리나77호는 오룡호로부터 "해수가 계속 유입돼 펌핑작업을 하고 있다"는 무전을 받고 오후 2시 30분쯤 펌프 1대를 전달했다. 당시 선박 상태가 양호해 보여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오후 4시 까롤리나77호는 오룡호 선장으로부터 퇴선준비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오후 4시 50분 오룡호에 로프로 연결된 구명 뗏목 4개를 발견한 후, 오후 5시 30분 선원 5명을 구조했다. 오룡호는 오후 5시 15분쯤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에 네티즌들은 "마지막 교신 내용 보니 오룡호 선장, 세월호 선장과 너무 다르네" "오룡호 선장 마지막 교신 내용 너무 슬프다" "세월호 선장, 이런 사람이 한 배를 책임지는 선장이다" "마지막 교신으로 배와 함께 실종된 오룡호 선장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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