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5대 그룹 중국사업 ‘차이나드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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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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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기업들의 성장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시장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3억명의 인구를 보유한 거대시장 중국에 의욕적으로 진출했던 한국기업들이 꽃을 피워보지 못 한채 사업을 접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일부 사업에서 상당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대대적인 중국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지가 삼성과 현대자동차, SK, LG, 포스코 등 한국을 대표하는 5대그룹의 중국사업을 살펴 본 결과 불안감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휴대전화와 반도체, 자동차 등 소위 잘 나가는 품목들에 가려져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이대로 덮어버렸다가는 자칫 기업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중국 사업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으로 출장을 다녀온 대기업 고위임원은 “생각보다 저조했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지만 사업의 부진의 원인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우리만 그런 것인가 하는 의문에 현지에 근무하고 있는 타 그룹 관계자들을 따로 만나 물어봤다. (사정은) 우리와 다를 바 없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베이징과 상하이 시내 주요 전자 매장 또는 이동통신 대리점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과 TV, 가전제품 진열 품목 수가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이 자리를 하이얼, 샤오미, 화훼이 등 중국 로컬업체와 애플 등 외산업체들이 차지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갤럭시S5의 중국 판매량은 전작인 갤럭시S4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세계 에어컨 시장 1위인 LG전자의 ‘휘센’은 중국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평범한’ 업체로 머물러 있다.

올 들어 중국내 한국 교민 사회에서는 “SK그룹이 중국사업에서 큰 적자를 보고 있다. 곧 일부 사업군을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중외합자 1호 병원 이었던 SK아이캉병원 매각, SK텔레콤의 차이나유니콤 지분 매각 등 간간히 사업 철수 소식이 들려왔으나 올해는 분위기가 더욱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미 SK루브리컨츠 윤활유 중국본부 철수, SK네트웍스의 상하이 신발 매장 운용 법인 지분 매각 등을 결정해왔던 터였다.

이에 한국 SK그룹 본사에서는 강하게 부인하며 소문은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달 SK네트웍스가 2007년 취득했던 동광산 제련업체인 중국 북방동업고분유한공사의 지분 2억1420만주를 전량 처분키로 결정했다. 이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후 열흘여 만에 나온 것이었다. 종합무역상사로 지난 20년간 SK그룹의 중국사업 개척을 주도했던 SK네트웍스의 연이은 사업 철수는 단순히 보고 넘길만한 사안은 아니다.

이 임원은 “SK에 대한 소문은 자주 들었다.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교민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접해 본 것들이다. 지금은 이러한 소문이 삼성과 LG 등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시내를 돌아다녀 보면 한국제품에 대한 현지 반응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며,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 중국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지만 행동으로 이어가기까지 너무나 시간을 지체했다. 전략의 방향을 잘못 잡았다. ‘차이나 드림’을 쫓아갔지만 정말로 ‘꿈’에 머무를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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