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학연·지연·정치권 인맥을 바탕으로 한 사조직들이 금융권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신 관치금융'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출신 대학에 따른 학연과 정치권 인맥으로 금융권 CEO(최고경영자)가 선임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정권에 따라 고려대(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와 서강대(박근혜 대통령의 모교) 출신이 금융사나 금융기관 최고경영자급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대우증권 사장에 '서금회(서강인 출신 금융인 모임)' 멤버인 홍성국 사장이 낙점됐다. 차기 우리은행장 역시 서금회 멤버인 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이 내정됐다.
또 지난 3월에는 서강대 출신으로 금융권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알려진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수출입은행장에 취임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정연대 코스콤 사장 역시 서강대 출신이다.
앞서 MB정부(이명박 정부)에서는 고려대 출신들이 금융권에서 위세를 떨쳤다.
대표적으로 '4대 천왕'으로 불린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 등이 모두 고대 출신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도 고대를 나왔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의 지지모임으로 알려진 '고대경제인회' 소속이다. 어 전 회장, 이팔성 전 회장, 서진원 행장은 각각 고대경제인회 고문과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고대 출신 금융인들이 세를 넓히자 연세대 출신 금융인들도 박종원 전 코리안리 사장을 초대 회장으로 한 '연세금융인회(연금회)'를 출범시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 등이 연세대 출신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학연·지연·정치권 인맥 등을 동원해 자신의 인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부행장급 인사에서도 정치권 줄대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MB 정권 때부터 현 정권에 이르기까지 금융권 수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저급한 관치가 판을 치고 있다"면서 "정권 실세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출신과 인맥들이 오로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사익 추구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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