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액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입이 함께 둔화된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흑자폭이 증가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를 기록,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8일 중국 세관격인 해관총서는 11월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전년동월대비 61.4% 증가한 544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의 454억1000만달러는 물론 시장 전망치인 439억5000만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출 증가율은 기대를 밑돌았으나, 수입이 크게 줄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입 총액은 3688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0.5% 하락했다. 그 중 수입액은 1571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7% 줄었다. 이는 3.8%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7% 증가한 2116억6000만 달러를 기록, 전월 증가폭인 11.6%와 전문가 예상치인 8.2% 증가를 모두 하회했다.
분야별로 일반무역과 가공무역 부문의 수출입이 모두 늘었다. 11개월 누적 일반무역 수출입액은 12조91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중국 대외무역 총액의 53.9%를 차지한다. 이중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3% 늘어난 6조6800만 위안을, 수입액은 0.4% 감소한 6조2300만위안으을 기록했다. 일반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4574억 위안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공무역 수출입액은 7조8000만 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 전체 중국 대외무역 총액의 37.7%를 차지했다. 그 중 수출은 1% 늘어난 4조9000만위안을, 수입은 4% 증가한 2조9000만위안을 기록했으며, 가공무역수지 흑자는 3.1% 감소한 2조 위안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유럽연합(EU), 미국, 아세안 국가에 대한 수출입 규모는 전달과 마찬가지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 중 대유럽 11개월 누적 무역총액은 3조4300만 위안으로 8.9% 늘었다. 반면, 홍콩과의 무역 규모는 8.9% 줄어든 2조5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홍콩 민주화 사태의 영향이 양국 무역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관총서는 "11월 수출 성장률이 지난 10월에 비해 둔화됐다"며 "세계 경기 회복 주춤 등의 영향으로 내년초까지 수출 증가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래리 후 맥쿼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중국 경제는 3분기보다 나아지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취약하다"며 "이달 초 발표된 제조업 지표에서 신규수출지수 확장세의 부진이 수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을 예고했다"고 평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중국의 대외무역 전망에 대해 낙관적 견해를 내비쳤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연구원의 장리췬(張立群)은 "내년 전세계 시장의 완만한 회복세와 함께 중국의 대외 수출 환경 또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수출 둔화 추세는 내년이면 종결될 것이며, 수출 증가율은 약 7%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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