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發 전세난 '한파' 본격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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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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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임박하면서 이주 수요에 따른 전세난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개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강영관 기자]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이주가 임박하면서 이주 수요에 따른 전세난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인 가락시영 아파트 조합이 관리처분총회를 열고 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초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가락시영의 경우 이미 대다수가 선이주를 한 상태지만 여전히 수백가구가 이주를 채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한 두달새 인근에서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강남 재건축 단지에서 이주 가능한 가구는 총 1만4000여가구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이 단기간에 모두 이주하지는 않는다 해도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이주를 결정하는 가구를 감안하면 수도권 전셋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내년 서울 전체에서 5만3000가구가 멸실되는 반면 공급은 4만1000가구에 그쳐 1만2000가구의 주택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강남4구(강남·송파·서초·강동)는 멸실이 공급보다 1만6000가구나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문제는 재건축 이주수요 대부분이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개포시영 조합에 따르면 현재 거주자 중 90.2%가 세입자다. 고덕지구와 잠원지구 아파트들은 세입자가 각각 70%, 6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통상 전월세 가격이 1억~2억원 내외로 저렴하면서 생활인프라와 학군이 나쁘지 않아 세입자들이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집주인은 이주일자가 확정되고 이주비를 받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게 큰 문제는 아니지만 세입자들은 치솟는 전셋값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야 한다. 이주일자가 확정되더라도 당장 재건축 아파트의 전세가격으로는 주변 아파트를 구할 수 없어 빌라나 다세대주택을 알아보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개포동 소재 C공인 관계자는 "빌라나 다세대주택을 보러 오는 사람이 있다"며 "재건축 아파트 이주를 앞두고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이 미리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12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2% 올라 25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재건축 사업이 집중된 서초구가 무려 0.42%로 가장 많이 올랐고, 강남구가 0.19%, 강동구도 0.12%로 오름세가 컸다.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가 인접한 수도권 등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고 다세대나 연립주택 가격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는 단기간 내에 한꺼번에 쏟아지는 만큼 인근 지역 전셋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그나마 경기도의 입주물량 증가가 긍정적인 요소지만 서울지역 전세난을 완벽하게 덜어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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