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대표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가 중국 대표 가전기업 '메이디(美的)' 주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0일 양청완바오(羊城晚報)는 전날 메이디그룹(美的集團·000333 SZ)이 돌연 주식거래중단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 거래중단 조치가 샤오미의 메이디 지분 매입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관측이 나오게 된 것은 앞서 며칠에 걸쳐 레이쥔(雷軍) 샤오미 대표가 메이디 고위임직원들과 비밀리에 회동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터다. 특히, 그 고위임직원 중에 메이디 창업자인 허샹젠(何享健) 전 회장과 팡훙보(方洪波) 현직 회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사가 초보적 단계의 전략적 합작 의사를 도출했으며, 샤오미가 메이디의 지분을 매입, 주주로 나설 것이라는 내용도 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메이디 그룹은 최근 주식거래 중단 조치가 샤오미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메이디그룹 관계자는 "모든 것은 공식발표를 통해 알려질 것"이라면서 "내주 주식거래 재개와 함께 이와 관련한 공개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합작 가능성은 매우 높으나, 샤오미가 지분매입까지 관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전체상장된 메이디그룹의 자금보유력이 낮지 않다는 점도 지분매입 가능성을 낮추는 근거 중 하나다.
두 기업의 합작이 실제로 추진되고 있다면, 이는 향후 블루칩 투자시장으로 떠오를 '스마트 하우스' 산업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메이디는 올해 초 'M-SMART(스마트)' 전략을 발표하고, 전 상품의 홈 오토메이션화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환으로 메이디는 알리바바, 징둥상청(京東商城), 화웨이(華爲) 등과의 합작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TV 시장으로 진출한 샤오미 또한 올해 들어 스마트 하우스 시장 규모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 하고 있다.
백색가전 제조와 판매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이디가 스마트폰 개발과 소프트웨어 기술, 글로벌 영향력까지 갖추고 있는 샤오미와 손을 잡을 경우, 스마트 하우스 산업 관련 제품 연구·개발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 또한 메이디를 통해 스마트 하우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사의 합작은 알리바바-하이얼 이후, 두 번째 대형 중국 IT 기업과 백색가전 기업의 합작 사례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최근 알리바바는 스마트 하우스 시장 진출을 위한 첫 단계로 중국 대표 백색가전 개발업체인 '하이얼(海爾)'과 손을 잡았다.
알리바바와 하이얼은 홈쇼핑 맞춤형 스마트 TV인 '하이얼-알리 TV(海爾阿裏電視)'를 공동 출시, 2015년까지 알리바바의 홈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시스템이 내장된 스마트 TV 400만대를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IT 기업들이 최근 전자제품 업체와의 합작을 추진하는 이유는 '스마트 하우스' 시장의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중국 스마트 하우스 시장은 현재 걸음마 단계나, 향후 5년래 큰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중국 13억 인구 중 1억여명 이상이 향후 스마트 가전을 사용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유럽의 절반 규모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스마트 가전제품에 대한 1인당 연평균 소비액은 1000위안에 달하고, 관련 시장 연간 매출 규모는 1000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메이디그룹 산하 상장 자회사인 샤오톈어(小天鵝)의 주가는 큰폭으로 상승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