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횡령사건 주도한 김원홍씨 징역 4년 6월 확정

최태원 회장 등 주요 피고인 모두 유죄 확정

[대법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SK그룹 회장 형제의 횡령사건에 가담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징역형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1일 SK그룹 총수 형제와 공모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원홍(53)씨에게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최 회장 형제가 2008년 10∼11월 SK그룹 주요 계열사로 하여금 베넥스인베스트먼트 펀드에 1000억원대 출자를 하게 했다. 이중에서 김씨는 선물옵션 투자금으로 465억원을 횡령하는 데 관여해 작년 10월 기소됐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중국 상해로 출국한 김씨는 한국과 범죄인 인도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대만으로 다시 이동했다. 해외로 도망쳐 기소중지된 김씨는 작년 7월 최 회장 형제에 대한 항소심 선고 직전에 국내로 송환돼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1·2심에서 베넥스에 출자된 돈을 송금받은 것은 김준홍 전 대표와의 개인적 금전 거래였고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김 전 대표의 진술도 거짓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은 450억원 횡령을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이어 2심에서는 1심의 유·무죄 판단을 유지하되 검찰의 양형부당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4년 6월로 형을 가중했다.

2심 재판부는 김씨가 횡령을 주도했던 정황을 고려해 형을 가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김준홍 전 대표의 진술을 충분히 믿을 만 하다고 판단하고 김원홍씨가 제출한 녹취록 등 증거를 봐도 최 회장 형제의 공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김원홍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한편, 이 사건에 연루된 최태원 회장은 징역 4년,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징역 3년 6월,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