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11일 "3대세습이 3년을 넘어가고 있지만 장성택 숙청은 아직도 진행형"이라며 "파벌싸움이 일어나 선군이 선당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결국 희생양이 장성택이 됐는데, 그것이 과연 김정은의 본심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파벌 싸움의 희생이었는지는 아직도 북한의 권력투쟁이 계속 진행형이고 처형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결과론적으로 김정은은 잃은 것이 더 많다"고 평가했다.
친중인사로 분류되며 북·중간 경제협력사업을 책임져온 장성택 처형이 가져온 손실은 그 정도를 가늠하기 어려울 지경이란 설명이다.
현재 북·중간에는 고위급 인사의 교류가 사실상 중단됐고 나진이나 황금평 특구 사업은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강승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대국을 이끌면서 축포를 해 줘도 모자랄 마당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서 시진핑 주석을 당혹케 했다"며 "장성택 처형이 중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쾌한 일이고 그로인해 아직까지도 북·중 관계가 복원이 되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처형은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문제를 부각하는 계기가 되면서 외교적으로 북한을 수세국면으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북한 내부적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 처형 이후 강압에 의한 것이든, 동의에 기반을 둔 것이든 김정은 유일지배체제가 더욱 공고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김정은 체제는 현재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룡해 노동당 상무위원,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 새로운 실세들이 권력 핵심부에 공고하게 자리를 잡았고 북한 체제 사상 처음으로 퍼스트레이디 리설주를 공개, 유일 혈육인 여동생 김여정이 노동당 부부장으로 급부상하며 사회주의 국가의 전형적인 노동당 위주의 정치가 부활했다는 분석했다.
장성택의 조직이었던 당 행정부가 당 조직지도부로 흡수되면서 이원화돼 있던 감찰업무가 조직지도부로 통합돼 잠재적 대항세력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이 지난달 유엔총회 제3위원회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반발해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서는 특이한 징후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10일(현지시간) 최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촬영한 민간 위성업체의 사진들을 정밀 판독한 결과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핵실험을 하려는 준비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38노스는 "북한이 앞으로 2∼3개월 내에 핵실험을 할 것 같지는 않고 당분간 시설을 유지하고 미래의 핵실험에 대비한 전반적 준비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