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전원이 내년 3월 사퇴를 결정한 가운데, LI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LIG손보 노조는 11일 오후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의 승인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LIG손보의 구성원들이 보고 있다"며 "KB지주 사외이사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도 LIG손보의 인수를 승인하지 않는다면, 이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남수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KB지주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승인을 불승인한다면 우리에게는 1년 동안 겪어 왔던 재매각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KB지주 사외이사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이상, 금융당국은 인수 승인을 더이상 미룰 명분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상 KB지주의 사외이사 퇴진이 전산사태와 전혀 무관한 LIG손보 인수승인의 조건이 된 다는 것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는 LIG손보의 구성원과 고객을 인질로 삼아 서로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IG손보는 이번 인수 지연으로 인한 피해도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임 부위원장은 "기업이미지 추락, 영업환경 위축과 더불어 LIG손보 직원 및 설계사들이 억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며 "현재 내부적으로는 (KB손해보험 관련) 새 CI 작업 등을 마쳐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인수가 불발될 경우 감당해야 하는 손실도 크다"고 전했다.
이날 LIG손보 노조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1년을 넘게 끌고 있는 매각과정을 빨리 끝내고, 예측 가능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KB지주의 LIG손보 자회사 편입승인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지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이달 24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KB지주의 LIG손보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LIG손보의 자산은 20조6000억원, 임직원은 3500명으로, 인수 승인이 날 경우 KB지주는 420조원, 임직원 2만8000여명으로 금융그룹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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