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최고의 셋업맨(8회에 나와 마무리투수가 나오기까지 막아주는 불펜투수)이었던 권혁은 이제 한화로 이적과 동시에 마무리투수로 우뚝 설 기회를 잡았다. ‘불펜투수의 꽃’인 마무리로 권혁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권혁은 11일 대전에서 자신과 함께 영입된 FA 투수 배영수·송은범과 함께 한화 공식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자리한 한화 신임감독 김성근은 "내년 캠프에서 훈련을 보고 보직을 결정할 것이다. 권혁은 마무리와 중간을 놓고 고민 중이다"며 "올 시즌 우리 팀 마무리가 약했다. 권혁이 지금 마무리 후보인데 마무리로 가기 위해서는 구종 하나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권혁의 마무리 전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권혁 입장에서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오승환에 밀려 삼성에서는 셋업맨과 중간 역할만 하다가 이제 이적 후 드디어 불펜투수의 최고봉인 마무리에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권혁은 통산 512경기 37승 24패 평균자책점 3.24 11세이브 113홀드를 기록했다. 기록에서 드러나듯 통산 12년을 뛰었음에도 세이브가 고작 11개뿐일 정도로 마무리와 인연이 없었던 것.
12년 중 6년을 2점대 평균자책점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셋업맨이었던 그는 이제 보기 드문 왼손 마무리 투수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물론 셋업맨과 마무리투수가 가지는 중압감은 확실히 다르다. 마무리투수의 뒤에는 아무도 없기에 그 압박감은 셋업맨만 해본 선수는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런 자신을 둘러싼 ‘셋업맨’이라는 껍질을 깨고 마무리라는 세상을 향해 나올 수 있다면 권혁은 스스로도 더욱 가치 있는 선수로 한화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