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2007년 가수 이효리가 기자회견장에 30분 이상 지각하면서 기자들로부터 보이콧을 당했다. 2011년 그룹 에프엑스의 설리도 행사장에 늦게 도착해 따가운 플레시 세례를 받아야 했다. 이후 소녀시대 제시카, 미쓰에이 수지도 각종 공식석상에 지각했다. 모두 이유는 같았다. 바.쁘.다.는.것.
11일 서울 목동 SBS홀에서 진행된 SBS 새 월화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연출 이명우) 제작발표회 시작이 지체됐다. 예정시간이었던 오후 2시 30분보다 20분 늦은 2시 50분에 시작했다. 기다리는 20여 분 동안 SBS 측은 행사가 지연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200여명의 취재진과 드라마 관계자들은 무작정 기다려야했다.
원인은 주연배우 김아중의 지각이었다. 하이라이트 영상 시연 후에야 뒤늦게 나타난 김아중은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 입장이 늦었다. 어제 혼자 늦게까지 촬영이 이어졌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아중은 행사 내내 지각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보였다. 포토타임에서 사회자가 오른쪽, 왼쪽, 중앙의 방향을 제시했지만 꿋꿋이 한 방향만을 고집했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제작발표회는 작품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행사다. 제작발표회의 분위기가 드라마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짧은 시간 안에 캐스팅과 편성이 완료되면서 노출빈도가 적어진 방송 환경에 따른 악조건을 만회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작품을 소개하고, 배우와 제작진은 준비 과정과 각오 등을 설명하면서 시청자가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때문에 제작진과 배우, 방송사는 이날 하루의 행사에 힘을 쏟는다.
그런데 김아중의 태도는 어땠는가. 주연배우를 위해 마련된 제작발표회에 지각하면서 스스로 자충수를 두었다. 다 차려놓은 밥상을 스스로 걷어 찬 꼴이 아닌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지각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뻗뻗하게 굳은 표정과 몸짓, 질의응답 시간에도 짧은 대답과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김아중뿐 아니라 드라마 '펀치'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진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뭇, 교통대란으로 행사장에 늦게 도착해 맨발로 뛰어나온 클라라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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