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 야심찬 포스코의 파이넥스 수출 ‘근심’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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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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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전경[ ]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포스코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충칭파이넥스(FINEX) 일관제철소 건립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2011년부터 파이넥스 수출을 진행해온 포스코는 지난해 중국의 충칭강철집단과 충칭시에 연산 3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포스포가 세워놓은 일정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중국 정부의 사업비준 승인이 통과돼야 한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승인은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1992년부터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해온 포스코는 15년이 지난 2007년에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기존 고로방식은 유연탄(코크스)과 철광석을 한데 넣은 뒤 높은 압력과 열을 가해 쇳물을 생산한다. 반대로 융용(녹이는)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해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데다 가격이 비싼 유연탄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파이넥스 공정은 가루상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주는 소결 및 코크스 공정이 필요 없어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도 적다. 또 생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측은 파이넥스 수출과 관련, 기존 고로 제철소의 경우 원료조달 등을 위해 해안에 위치해 있어야 하지만 파이넥스 기술이 적용된 일관제철소는 내륙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또 중국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환경문제에 있어서도 강점이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같은 장점에도 충칭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립이 지지부진한 이유에 대해 철강업계는 냉연 압연기술에 대한 이전을 두고 중국 당국과 포스코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파이넥스 공법으로 생산된 제품이 아직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다. 게다가 과잉생산으로 기존의 제철소들을 정리하며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는 중국이 연산 300만t 규모의 신규 제철소를 승인한다는 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충칭시에 자동차 공장을 건립하려던 현대차가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포스코에 있어 부담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충칭시 양강신구 지역에 146만6674㎡(약 44만3668평) 규모의 부지를 마련해 놓고 자동차공장 건립을 추진해왔다. 이미 충칭시와 공장 건설 협의도 마쳤지만 중국 중앙정부가 착공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어 발만 구르고 있는 상태다.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립이 지지부진하자 권오준 회장은 직접 중국 챙기기에 나섰다. 지난달 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권 회장은 이틀을 더 머물며 중국 현지 사업장을 방문했다.

권 회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취임 후 두 차례 이상 해외사업장을 찾은 경우는 중국이 유일하다. 이는 포스코의 대 중국 사업에 대한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와 더불어 충칭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사업이 지지부진한데 따른 묘안 찾기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철강업계는 파이넥스 수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파이넥스 기술 수출을 담보로 우리나라의 냉연 압연 기술을 이전할 경우 자칫 우리나라 알짜 기술만 유출될 수 있다”며 “중국 철강업체들에게 오히려 추격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될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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