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못넘은 5대그룹] 질적 고도화에도 중국의 맹추격에 힘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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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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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생산한 자동차용 간판으로 만든 자동차 뼈대.[사진=포스코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꾸준한 기술개발로 질적 고도화를 이뤄낸 포스코의 중국에서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고부가 제품 생산에 나서면서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고, 로컬 기업은 물론, 일본기업에 비해서도 유통망이 약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지난 1997년 중국 장쑤(江蘇)사강집단과 공동으로 설립한 장자강(張家港)포항불수강(ZPSS)이 적자행진을 이어온 이유는 유통망 및 수요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유통구조는 한국과 크게 다르다. 중국은 국토면적이 넓고 시장 규모가 커 유통업체들이 사실상 갑(甲) 역할을 하고 있다”며 “ZPSS의 적자 원인은 당시 유통망과 수요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무리하게 중국에 진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철강업체들은 철저한 수요처 파악 등으로 시장 안착에 성공해 포스코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 판매 시장 확대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포스코 입장에서는 유통망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국의 로컬업체들은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일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점유율을 더욱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바오산강철은 지난 2000년 후반부터 주요 자동차업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용 가공센터를 설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바오산강철은 약 30곳의 가공센터를 운영중인데 그 중 절반에 가까운 12곳의 코일센터를 미쓰이 상사화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국적인 판매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자동차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고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안산강철과 우한강철 등도 기초 가공 후 고객사에 전달하는 가공센터의 수를 늘리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산업의 경우 특성상 제품을 전달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이는 고객 서비스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현재 포스코가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다양하게 사업을 추진 중에 있지만 로컬업체들이 가격과 납기일정 등을 앞세워 차량용 강판 시장을 공략할 경우 중국 내에서의 수익성은 보장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중국업체들의 차량용 강판시장 진입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포스코에 있어 부담이다. 포스코는 다품종 소량생산, 그리고 판매처 다각화를 통해 중국내 철강 시장에서 경쟁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압박이 이어질 경우 실적 저하로 직결될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 철강업체인 바오산강철은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오는 2018년까지 3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자동차 강판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내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바오산강철의 자동차용 강판 제품에 대해 인증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바오강은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우한강철과 쇼두강철, 마안산강철 등 중국내 철강기업들도 해외 철강업체들과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차량용 강판 생산에 나선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내 자동차 회사들도 가격경쟁력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고 있어 낮은 가격의 자동차용 강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중국 철강업체들이 생산을 더욱 확대할 경우 아무리 기술력을 인정받는 포스코라 해도 중국에서 버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정부가 내수확대를 위해 자국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을 요구중에 있어 이로인한 원가경쟁력이 악화 또한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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