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소환과 발목 잡는 IT 강국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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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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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과학부 정광연 기자]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경찰의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 소환 조사로 인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사실상 정부차원의 다음카카오 ‘길들이기’라는 점에서 기업의 발목을 잡는 IT 강국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시킨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이다.

경찰은 최근, 지난 6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카카오의 SNS 모임 서비스인 ‘카카오그룹’을 통해 아동·청소년 음란물 유포한 혐의로 전모(20)씨를 검찰에 송치한바 있는데, 이 과정에서 카카오가 사용자의 음란물 유포를 기술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대표 소환 조사의 이유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 뿐 아니라 국민들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선 ‘카카오그룹’처럼 그룹에 포함된 지인끼리만 정보를 주고받는 이른바 ‘폐쇄형 SNS’의 경우 서비스 업체가 사전에 대화 내용이나 정보 교환을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는 점에서 경찰의 소환은 무리수라는 목소리가 높다.

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사전에 검열할 수 있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전무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외국에서 불법적으로 유입되는 일반 음란물의 경우 해시값(복사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을 입증하기 위해 파일 특성을 축약한 암호같은 수치) 분석 등을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으로 어느 정도 검열이 가능하지만 아동·청소년 음란물은 소지만으로 불법이기 때문에 데이터베이스 구축 자체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동·청소년 음란물의 대부분이 유포자가 임의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필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이번 경찰 소환은 음란물 유포의 책임을 유포자가 아닌 플랫폼 서비스 기업에게 묻겠다는 ‘책임전가’식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소환 조사가 지난 카카오톡 사찰 논란 당시 ‘감청 거부’ 입장을 밝혔던 다음카카오를 향한 일종의 ‘길들이기’라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사태를 둘러싼 잡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창조경제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IT 산업의 육성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오히려 비정상적인 논리로 기업을 압박하려는 행보를 보이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신이다.

산업 육성은 바라지도 않으니 제발 발목만 잡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의미하는 바를 정부가 곰곰이 되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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