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SK플래닛 11번가·현대H몰·롯데닷컴·엘롯데·CJ몰·AK몰·갤러리아몰·롯데슈퍼·하이마트쇼핑몰 등은 이날 하루 연합세일 행사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진행했다. 최근 중국의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외국의 각종 유통 이벤트로 인한 해외 직접구매(직구) 열풍에 맞서고자 토종 업체들이 뭉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선보인 것이다.
업계는 이날 하루 동안 10개 업체를 통해 거래된 금액만 1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업체는 오랜만의 접속량 증가와 매출 증가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는 오전 내내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가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1212사태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오전 9시, 오후 12시에 각 24개씩 선보인 아이폰6의 경우 2분 33초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캐나다구스는 36개가 6분48초만에, 폴스미스 목도리는 2분53초만에 품절됐다.
이같은 효과로 전주 금요일(5일) 대비 순간 트래픽이 8배 이상, 지난해 단독으로 진행한 ‘11번가 블랙프라이데이’ 보다 거래액이 2배 상승하면서 올해 최고 트래픽, 최고 일거래액 등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롯데닷컴의 경우 이날 행사로 전주 동일 대비 매출이 87%, 트래픽은 3배 증가했다.
가장 빨리 완판된 상품은 아이시스 생수,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존바바토스 향수로 집계됐다. 네파 윈드자켓, 베네통 패딩, 캐나다구스 패딩, 아가타 스마트폰 터치 장갑 등도 인기를 끌었다.
AK몰은 전년 동일 대비 매출이 11.4% 신장했다.
롯데슈퍼의 경우 이날 오후 6시까지 2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통 일 평균 1억~1억5000만원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해 2배를 넘어선 수치다.
업계는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효과를 톡톡히 본 반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CJ몰과 현대H몰은 서버 과부하로 홈페이지가 다운됐고, 다른 쇼핑몰들도 트래픽 증가로 일부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았다.
CJ몰의 경우 선착숙 1만명에게 50%의 할인 쿠폰을 발급한다고 했지만 실제 최대 할인 금액은 1만원이라 빈축을 샀다.
또 할인쿠폰 적용 품목이 제한적이라 생색내기용 전시행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기존 자동차 경품을 걸고 진행하는 쇼핑몰 행사나 미끼상품으로 다른 상품구입을 부추기는 마트행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첫 블랙프라이데이 연합 행사로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아마존, 알리바바, 이베이 등 외국계 e-커머스 기업들이 잠식해온 한국 소비시장에 한국 유통기업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소비자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박준영 11번가 마케팅실장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대한민국 대표 쇼핑축제, 한국판 쇼핑주간으로 자리잡아 내수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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