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 =조현아 사무장에게 사과쪽지, 김대중 15년전 대한항공 오너체계 지적?…조현아 사무장에게 사과쪽지, 김대중 15년전 대한항공 오너체계 지적?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사과 쪽지를 남기고 돌아갔다.
대한항공 측은 14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직접 사과하기 위해 승무원과 사무장의 집에 찾아갔으나 집에 없어 직접 사과쪽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집 앞에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해 그 자리에서 사과하는 내용의 짤막한 쪽지를 직접 써서 집 문틈으로 집어넣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은 12일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했으며 거짓진술을 하도록 계속 강요했다고 밝혔다.
또 현장을 목격한 1등석 승객 박모씨도 13일 조사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조 전 부사장이 사무장에게 내릴 것을 강요했고 고성을 지르는가 하면 손으로 승무원의 어깨를 밀쳤다고 증언했다.
대한항공 일가의 기자회견과 사과로 수습 국면으로 넘어가는 듯했던 이번 사태는 잇따른 폭로로 진실게임과 형사사건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한항공 일가가 그간 물밑에서 추진해온 경영권 승계의 밑그림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1997년 225명이 사망한 괌 추락사고 2년만에 다시 상하이공항 추락사고까지 터진 대한항공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오너경영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이 때문에 이틀 만에 창업주 조중훈 회장이 퇴진하고 조양호 당시 사장은 사장직에서 물러나 대외업무만 하는 회장직을 맡았다.
대한항공은 이후 델타항공의 컨설팅을 받아 안전성 제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덕에 2000년대 들어 경영체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왔으나 이번 '땅콩 회항' 사건은 일순간에 이런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말았다.
사건 이후 장본인인 조 전 부사장이나 총수인 조 회장이 직접 신속히 사과하지 않고 오히려 변명으로 일관하며 사무장에 책임을 돌린 '사과문'을 내놓게 해 화를 키운 것도 한몫 하고 있다.
대한항공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원태 부사장 역시 시비가 붙은 70대 할머니를 밀어 넘어뜨려 입건되고 시민단체 관계자들에 폭언하는 등 비판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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