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인천행 대한항공 비행기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 승무원이 땅콩을 봉지째로 주자 서비스를 매뉴얼대로 하지 않았다며 여승무원을 밀치고, 출발한 비행기를 리턴시켜 사무장을 내리게 하면서 제대로 ‘갑질’을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오너 일가’라는 지위를 이용해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사무장 등 자기 회사 직원들에게 모욕을 준 조 전 부사장의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른바 ‘갑질 논란’은 영화 ‘카트’에 등장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전면으로 다룬 ‘카트’는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캐셔(cashier)들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 생계를 꾸려야 하는 어머니들인 캐셔는 비정규직이다.
마트는 갑의 위치에 서서 폭언과 회유로 노조 결성을 방해한다. 정규직 전환으로 꾀는가 하면 용역을 고용해 마트를 점거 중이던 여사님들을 강제로 몰아낸다.
대한항공 사태와 일맥상통한다. 갑의 위력에 쩔쩔매는 을의 서러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박창진 사무장의 관계가 바로 갑과 을의 관계다.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조 전 부사장의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서 청소일을 도맡는 아주머니께 싫은 소리를 하지는 않았는지, 마트나 편의점에서 점원을 무시하지는 않았는지, 음식점 배달부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았는지. 이 모든 게 ‘갑질’ 중 하나다. 서로가 배려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사회는 바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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