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선 붕괴 기관이 막았지만… 외국인 1.4조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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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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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코스피가 하루 만에 1900선을 내줬다가 1920선을 되찾았으나, 외국인이 나흘 연속 1조4000억원어치에 맞먹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때 1900선을 이탈하면서 기관이 반발 매수에 나섰지만, 바닥을 가늠하기 어려운 국제유가 추락, 세계적인 환율 불안, 임박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 같은 굵직한 변수가 관망세를 키웠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5포인트(0.07%) 하락한 1920.36을 기록하며 반등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스피는 장 초반 약 2개월 만에 최저치인 1899.61까지 밀리기도 했다. 반면 기관이 이날 16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사들이면서 보합 수준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외국인은 매도 공세를 이어갔다. 이날만 약 3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4거래일 만에 1조39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하락한 데에는 대외적인 요인이 컸다. 국제유가가 60 달러 선마저 무너진 가운데 일본 연립여당이 중의원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엔저 심화가 우려됐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현지시간 12일 배럴당 57.81 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같은 날 브렌트유도 61.85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국제에너지기구(IAEA)는 이미 내년 하루 평균 원유 수요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는데도 세계 소비량은 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말 미 뉴욕 증시를 비롯한 선진국 증시가 일제히 추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나 유럽을 둘러싼 경기둔화 우려가 추가적인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증시에서도 비용부담 완화와 구매력 증가라는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디플레 심화와 수요감소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햇다.

엔화 약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진다. 14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선거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체 475석 가운데 290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무제한적인 통화완화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에 더 힘이 실릴 수 있게 된 것이다.

16일부터 열리는 미 FOMC 회의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상당기간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문구가 삭제될 것인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문구 삭제와 함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가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증시는 내년 상반기쯤 다가올 위험을 미리 반영하고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기업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외국인 수급을 비롯한 유동성도 나빠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은 내년 코스피 예상지수 범위를 1750~2150선으로 내다보았다. 코스피가 1900선은 물론 1800선조차 못 지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유가나 엔저, FOMC 결과를 비롯해 내년 증시 변동성을 키울 만한 위험요인이 많다"며 "현재 저점인 1900선을 강한 지지선으로 보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지수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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