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간 갈등이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성과 연봉제 도입 등 노조측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해 회사측이 ‘수용불가’라는 강경기조를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지역에는 회사측이 수정된 인상안을 제시했다는 루머까지 돌았으나 사실무근으로 알려지면서 흉흉한 분위기만 이어지고 있다.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64차 교섭이 진행중이던 지난 주 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 내부에서 실체 없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소문의 내용은 ‘기본급 4000원 추가 인상(기존 3만7000원)과 협상 타결시 일시금 50만원 지급’이다. 이는 지난달 권오갑 사장이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제시안이 사실일 경우 노조와 사측 모두 파업 장기화로 피로가 누적중인데다 악화된 여론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어 합의, 또는 합의에 준하는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회사측은 “사실이 아니다. 사측기조는 변한 게 없다”며 잘라 말했고, 노조 역시 추측성이라며 항간의 소문을 부정하는 등 상황 변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오히려 내부 분위기는 오는 17일에 있을 제2차 부분 파업 강행으로 쏠리고 있다. 이견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성실교섭기간 중 실제 합의로 이어진 부분이 없어 실력행사로 나가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어서다.
특히 사측의 기조변화가 있기 전까지 양측간 대립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노사 대립은 올해를 넘길 것이란 우려감마저 확산되는 상황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사는 현재 치킨게임을 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어느 한쪽이 물러서거나 양보하지 않는다면 노사간 갈등은 올해를 넘어 내년(2월)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측의 강경 움직임에 국내 중소형 조선소는 물론 대형 조선소 관계자들도 비판적인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한 중소형 조선소 관계자는 “빅3 조선소 직영 근로자들의 경우 학자금 지원 등 복지부문에 있어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를 귀족노조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라며 “노조측의 파업 강행은 노동자의 생존권과 거리가 먼 잇속 챙기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한 대형 조선소 관계자도 “현대중공업의 임금은 삼성과 대우보다 상당히 높고, 올해 임금 인상도 엇비슷한 것으로 안다”면서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만큼 노조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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