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환희하지도 안도하지도 않은 억제된 표현으로 TV에 출연했다고 15일 보도했다.
FT는 2년 전 시행된 정권 탈환을 위한 총선거에서 얻은 자민당의 득표수는 지난 2009년 선거 때 보다 170만표 적었으며, 이번 중의원 선거는 2012년 선거 보다 지지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각 해산 후 총선에 투입된 비용으로 약 600억엔이 소요됐으나, 결국 자민당은 중의원 475의석 중 지난 번 선거와 거의 변동이 없는 291의석을 얻는데 그쳤다고 꼬집었다.
FT는 이번 선거와 관련 전문가의 말을 인용 “아베 총리는 중간시험에 합격했으나 최종시험이 아직 남았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의 쟁점으로 아베노믹스의 평가를 내걸었으나, 일본 국민들의 아베 총리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의견은 양분되고 있다. NHK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아베노믹스를 평가하는 유권자가 52%였던 것에 비해 평가하지 않는다고 답한 유권자는 46%로 양분됐다.
FT는 아베 총리가 선거 운동 기간 중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서는 이 길 밖에 없다”고 주장했으나 대부분의 유권자는 아직 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의 일본이 느끼고 있는 아베노믹스 효과는 엔화의 급락 뿐 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엔화의 급락은 기업 이익을 끌어 올렸으나, 동시에 국민의 생활을 끌어 내렸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 유권자는 아베 정권이 남은 임기를 일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의 추진을 위해서가 아닌 평화헌법 개정 등 아베 총리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추진하는데 이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일부 일본 유권자는 FT의 취재에 대해 “한국과 중국과의 긴장관계를 가져오는 아베 총리의 독단적인 외교 방침에 무서움을 느낀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또 “선거기간 중 헌법 개정에 대해 많은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정권을 잡자마자 총리의 행동이 변해 자민당으로 정말 괜찮을까라는 우려를 갖고 있는 일본인의 목소리를 소개했다.
FT는 이러한 일본 유권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헌법 개정은 자민당이 희망해 온 것이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향후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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