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죄책감없는 담담한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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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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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해·유기장소 등 6곳서 진행…담담한 재연에 형사들도 놀라

[사진 제공=경기경찰청 수사본부]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현장검증이 17일 범죄현장 6곳을 돌며 진행됐다.

팔달산 토막살인 피의자 박춘봉(56·중국 국적)은 이날 오전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살해한 팔달구 매교동 단독주택으로 이동해 현장검증을 시작했다.

현장검증의 소식을 들은 이웃 주민 20여명은 박의 얼굴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모여 있었다.

경찰은 혹시나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기동대 등 30여 명을 배치해 골목 입구부터 통제했다.

이어 형사들이 마네킹과 비닐봉지 등 현장검증에 쓰일 도구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현장검증에 사용된 마네킹은 전날 밤 미리 토막을 내놔 상·하반신과 양쪽 팔, 오른쪽 다리 부분을 분리 가능토록 했다. 

곧이어 형사기동대 차량에서 박이 내리자 주민들은 욕설과 고함을 쏟아냈다.

지난 11일 밤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패딩점퍼 차림의 박은 양손에 수갑을 차고 포승줄에 결박된 상태였다. 목에는 피의자를 알리는 팻말이 걸려 있었다.

취재진이 일제히 플래시를 터트리며 심경을 물었지만 박은 아무런 대답없이 고개를 숙인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1시간여 뒤 첫 번째 장소 현장검증을 끝내고 밖으로 나온 형사의 손에 들린 마네킹은 상하반신이 분리된 채 머리와 왼쪽 팔, 오른쪽 다리가 없는 상태였다. 형사들은 분리된 마네킹 부위를 담은 비닐봉지를 들고 뒤따랐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주택 안에서 스스로 범행 과정을 설명해 가며 담담하게 재연했다"며 "죄책감을 느끼며 흐느끼는 등의 행동은 엿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첫 번째 장소로부터 200여m 떨어진 교동 반지하방에서의 현장검증이 이어졌다.

이곳은 박이 시신 훼손용 장소로 쓰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이곳 역시 박이 나타나자 주민들의 욕설이 쏟아졌다.

30여분 만에 현장검증이 끝나고 형사들에 의해 들린 마네킹은 또다시 한쪽 팔이 없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곧바로 박을 데리고 수원천변으로 이동했다. 주민들의 산책로인 수원천변에서는 피해 여성의 살점 등이 든 비닐봉지 6개가 발견된 곳이다.

박은 검은색 배낭을 맨 채 매세교 아래에서부터 둔치를 걸으면서 가방 안에 든 비닐봉지를 하나씩 꺼내 작은 나무 사이에 버렸다. 박은 이 같은 행동을 4번이나 더 반복했다.

이어 팔달산으로 이동해 시신 유기 범행을 재연했다. 박은 산책로를 걸어 올라가고 나서 배낭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손으로 땅을 판 뒤 묻었다. 그 위에 낙엽 등을 덮어 보이지 않게 한 뒤 재연을 마쳤다.

이곳에선 김씨의 한쪽 다리가 발견됐고, 등산로 초입에서는 상반신이 든 비닐봉지가 버려진 채 발견됐다.

마지막으로 오목천동 야산에서 시신의 머리 등을 유기하는 장면을 재연한 박은 현장검증을 끝내고 내려오면서 취재진에 "죽이려는 마음은 없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신훼손에 대해선 "정신이 없었다.(김씨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현장검증은 오목천동 야산을 끝으로 종료됐다. 경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늦어도 19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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