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경기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16일 3000선을 다시 돌파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전 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 상황에서 중국 증시만 상승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날 거래량도 상하이 선전 각각 4927억1600만 위안, 3001억6200만 위안으로 8000억 위안에 육박했다.
중국 증시가 최근 독보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년에도 강세를 이어갈까. 해외 주요 금융회사와 중국 대다수 증권사 등은 중국 증시가 내년에도 계속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정취안스바오(證券時報)가 16일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제프리앤드 컴퍼니는 내년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4000선을 넘어 4050포인트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상대적으로 후강퉁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홍콩 항셍지수도 1만5420포인트까지 상승해 상하이, 홍콩 두 증시가 각각 38%, 37%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사회과학원도 지난 14일 '경제로드맵, 2015년 중국 경제상황분석 및 예측'을 발표, 내년 중국 증시가 '느린소(慢牛)' 장세를 보이며 최고 5000선을 찍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가 이미 '불마켓' 문턱에 다다랐고 내년에 급등세는 없어도 안정적으로 상승장을 유지하리라는 것이다.
중신증권이 인수한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도 "중국 인민은행 등 당국의 부양책에 따라 내년 중국 증시가 17% 가량 상승, 2016년까지 강세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그룹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성장률이 올해는 7.3%, 내년에는 6.9%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시만큼은 상승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초상증권은 "내년 중국 경제가 '뉴노멀(중고속성장)'시대를 맞이하면서 증시도 급상승이 없을 것"이라며 3200-345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4000, 5000선 돌파의 '낙관'은 없었지만 중국 증시가 3000선 이상으로 상승해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 '긍정적'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 전망과 일치한다.
중국의 주요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중국 성장률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중국 증시에 오히려 호재가 되고 있다. 경기 부양책 실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중국 증시는 중국 경기 하강압력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양책 기대감, 후강퉁 제도 실시, 금융개혁, 최근에는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등을 이유로 지난 7월 말에서 12월 초까지 무려 35%나 급등했다.
3000선 재탈환에 성공한 16일에도 HSBC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기준선인 50선이 무너지며 49.5를 기록, 경기 위축 국면을 반영했지만 증시는 급등했다. 이는 인민은행 등의 추가 금리인하와 지준율 조정 등 통화완화정책 실시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중국 부동산 시장이 당국의 노력에도 침체기조를 이어가는 것 역시 중국 증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대다수 도시 집값이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상당수 투자자가 부동산에서 발을 빼고 새로운 투자처로 증시를 택하리라는 것.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내년 약 72조원의 투자금이 부동산을 떠나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예금보험제도를 시행하기로 한 것도 주식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예금보험제도 시행으로 은행에서 최고 50만 위안(약 9000만원)의 원리금을 보장하기로 하면서 상당수 부호들이 나머지 자금을 사용할 투자처로 증시를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거래량 급증과 주가 급등이 중국 증시의 정점을 의미하며 지난 2010년과 마차가지로 다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추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시 11월11일 상하이 증시는 3186을 최고점으로 하락세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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