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내 대형 조선소의 수주실적이 목표치를 크게 밑돈 가운데 대우조선해양만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수주에 힘입어 목표에 근접했다. 대우조선이 LNG선 수주로 짭짤한 재미를 본 데다 LNG선 시장은 향후 몇 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빅3 조선소간 수주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누적 수주액은 총 345억달러(37조6947억원)로 연초 3사 목표액 종합치인 540억달러(59조4억원)의 63.8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양플랜트 발주 부진이 이유다.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과 유가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삼성중공업을 보면 알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연초 목표수주액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150억달러(16조3890억원)를 제시했으나 현재 43.33%인 65억달러(7조1019억원)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현대중공업 역시 삼호중공업을 포함해 153억달러(16조7167억)를 수주해 연초 목표치인 250억달러(27조3825억원) 대비 61%를 채우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해양플랜트 발주 가뭄 속에서도 대우조선해양은 목표액(145억달러, 15조8818억원)의 87.5%인 127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에 근접해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LNG운반선 수주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대우조선은 총 28척의 LNG운반선을 수주했다. 금액만도 무려 68억달러(7조4296억원)에 달해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척당 약 3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용 쇄빙LNG운반선 5척에 대한 추가계약이 예정돼 있어 목표액 달성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LNG선박은 총 28척으로 이는 지난 2004년 수주한 20척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라면서 “연말까지 추가 신규수주 가능성도 일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내년 조선업황에 대해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유가하락이 절정을 이루고 있어 해양플랜트 발주물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서다. 반대로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하고 있고, 잉여 생산량을 수출하면서 LNG선에 대한 발주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한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선분야에서 우리나라 빅3 조선소들이 수주할만한 선박은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이라며 “특히 LNG선의 경우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확대로 인해 향후 몇 년간 매년 30척의 발주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국내 조선소들의 LNG선 수주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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