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루블화 쇼크 전 세계로 파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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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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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7%로 전격 인상했으나 루블화의 하락은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러시아 중앙은행 홈페이지 ]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러시아 루블화의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16일(현지시간) 달러 대비 루블화가 또다시 사상 최저치로 대폭락했다.

이날 국제 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한때 달러당 80루블까지 붕괴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동반되면서 러시아 금융시장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 주가지수 RTS도 전날보다 12.41% 떨어진 629.15로 마감됐다. 러시아 증시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통화와 주가의 폭락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전날 기준금리를 17%로 전격 인상했으나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유렵의 경제제재 압력을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신이 컸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루블화 하락은 러시아 국내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등 러시아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인플레이션율은 이미 10%선에 육박하고 있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자본 이탈도 가속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자본 유출액은 1340억 달러, 내년에는 12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공포감이 루블화 가치 급락을 이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위기가 계속 증폭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발 루블화 폭락에 따른 금융시장의 동요는 아시아와 신흥국에도 파급됐다.
 

[그래픽=김효곤기자]



16일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가가 연이어 하락했고 주요 통화도 달러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자본 유출이 컸던 인도네시아는 루피아가 동반 하락했으며 달러당 1만2930 루피아를 기록해 1998년 8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대표적 주가지수 자카르타 종합지수도 전일 대비 1.6% 하락했다.

태국 증시는 전일 대비 1.1% 하락했다. 태국 증시 시가총액의 10%를 차지하는 국영 석유회사 PTT의 하락세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말레이시아 통화 링깃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증시도 연간 최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장중 달러당 2.41리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브라질 헤알화는 9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2.73헤알을 돌파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는 16년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번 루블화 폭락 쇼크로 러시아의 대외 채무상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러시아 기업이 디폴트 사태의 불똥이 미국과 유럽으로 튈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이 의식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AP 통신은 러시아에 돈을 빌려준 외국 채권기관들이 6700억 달러의 손실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하우너 메를린치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현재 원유 하락이 계속되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4%이상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푸틴 정권은 임금 인상으로 국내 지지를 확보해왔으나 유가하락으로 상황이 변하고 있으며 소련 붕괴 직전인 1980년대 상황가 흡사해 러시아에게 아주 위기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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