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다운사이징'은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연비가 좋은 차량을 원하고 자동차를 만드는 완성차 업체들은 계속해서 같은 가격에 더 효율이 좋은 차를 만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엔진 대비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배기량을 줄인 다운사이징은 글로벌 완성차 업계 시장에서 중요한 흐름이다.
다운사이징의 핵심은 같은 배기량에도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터보차저 기술이 자리한다.
18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각 브랜드별로 업체들은 자사 보유 모델들의 배기량을 낮춘 터보 모델을 출시하거나 출시 준비중이다.
한국지엠은 올 한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터보 모델 부문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소형 SUV인 트랙스에 1.4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출시한데 이어, 준중형 모델인 크루즈에도 1.8리터 가솔린과 2.0리터 디젤 모델에 이어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달고 라인업을 확대했다.
이어 올해 소형차종인 아베오에도 전 모델에 1.4리터 터보 엔진을 장착해 주행성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에 1.6리터 가솔린 엔진에서 1.4 터보엔진으로 교체한 아베오는 출력과 토크가 최대 35%까지 개선됐다는 것이 한국지엠 측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의 판매 역시 이 같은 터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크루즈는 터보 모델의 경우 지난 2013년 하반기에 출시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올해 4463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10배가 넘는 판매율을 기록했고, 트랙스 터보 모델도 9195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국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먼저 터보 모델을 도입하며 시장을 열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5월 주력 중형 세단인 SM5에 1.6리터 GDI 터보엔진을 탑재한 SM5 TCE(Turbo Charger Efficiency) 모델을 출시해 판매중이다.
르노삼성은 당시 국내 완성차로는 사실상 최초로 주력 모델의 다운사이징 모델을 선보이며 터보차저 모델 시장에 불을 당겼다.
SM5 TCE 모델은 올해 월 200대 수준으로 꾸준히 판매되며 전체 SM5 물량의 7~10% 정도의 판매비중을 유지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SM5 TCE는 닛산의 190마력 1.6L GDi 터보 차저인 ‘MR190DDT’ 엔진과 독일의 게트락(GETRAG)사의 6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이 장착해 2000만원 중후반대의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인 현대·기아차도 다양한 터보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뉴 스포티지 R 2.0 T-GDI와 벨로스터 터보 GDI가 판매 중이고, 제네시스 쿠페도 2.0 TCI로 터보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는 주력 차종인 K5에 터보 모델인 K5 T-GDI가 판매되고 있고, 각각 1.6과 1.0 터보 엔진을 장착한 K3 쿱과 레이도 있다.
그러나 주력 모델 보다는 서브 모델에 터보 차종이 몰려있고, 모델 자체도 다운사이징 보다는 같은 배기량에 고성능 모델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업체들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외부 엔진이 아닌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터보차저 엔진을 개발해 실질적인 다운사이징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수입차 브랜드도 이미 본사차원에서 터보 모델을 앞세운 다운사이징 작업에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 공략에도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대표 중형 세단인 파사트에 배기량을 낮지만 주행 성능은 유지한 터보차저 엔진을 적용한 파사트 1.8 TSI를 출시했다.
파사트 1.8 TSI에 장착된 엔진은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5 10대 엔진상'을 2년 연속으로 수상하기도 했다.
포드코리아도 '에코부스트'라는 이름의 터보 엔진을 거의 전 모델에 적용하며 다운사이징을 확대 하고 있다. 경쟁 차종에는 3.0 급의 엔진이 적용되는 대형 세단인 토러스와 대형 SUV 익스플로러에 2.0 터보 엔진을 탑재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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