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는 에코십(Eco-Ship)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에코십을 필두로한 상선 수주행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유가하락 영향으로 에코십에 대한 투자부진과 해양플랜트 침체 지속 등으로 내년 글로벌 선박 수주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탱커와 벌크선 등 범용선박에 대한 에코십 투자는 더욱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경우 선박에 사용되는 연료(벙커C) 가격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17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베럴당 56.37달러로 100달러 선이던 7월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상선 연료인 벙커C도 동반 하락세다. 올 초 t당 600달러 수준이던 벙커C유 가격은 현재 400달러 초반까지 내려간 상태다. 상황이 이런 만큼 발주처 입장에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에코십보다 일반 선박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다.
에코십이란 연비는 향상시킨 반면 공해물질을 줄인 친환경 선박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 선박에 비해 가격은 약 30%정도 비싼 편이다. 우리나라가 건조중인 선박 대부분은 에코십 기술이 탑재돼 있으며 한국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에코십 발주 감소 전망은 지나친 우려라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와 거래중인 선사들은 대부분 선박 가격보다 장기 운용을 위해 선박의 품질을 우선시 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유가의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돌입 할 경우 반등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국제적인 규제안이 나온 점도 에코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13년부터 선박의 온실가스 감소를 위해 EEDI 규제를 시행했다. EEDI는 선박이 1t의 화물을 1해리 운송하는데 발생하는 에너지 효율을 설계단계부터 측정·계산해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기준 미달 선박은 운항 금지는 물론 인도자체가 금지 된다.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선박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사들의 경우 대부분 작은 규모의 회사들로 이들이 선박 발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면서 “국내 조선업체들과 거래하는 대형 선사들은 가격보다 선박의 품질을 더 따지기 때문에 유가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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