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투자업계와 거래소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속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월마트를 비롯한 시총상위 10개사는 모두 상장 이후 주식분할을 통해 액면가를 낮추고, 유통주식 수를 늘렸다. 일본도 비슷하다. 상위 10개사 가운데 8곳이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두 나라 블루칩이 대부분 주식분할에 나섰던 것은 거래를 늘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반면 우리 증시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총상위 10개사 가운데 네이버와 삼성생명, SK텔레콤 3곳만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제일모직은 이에 비해 18일 상장에 앞서 액면가를 100원으로 낮추고, 상장주식 수를 1억3500만주로 늘렸다. 이 회사 상장주식 수를 거래량으로 나눈 회전율이 19일까지 이틀 동안 평균 6.44%를 기록한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상장 첫날에는 회전율이 약 10%에 이르기도 했다. 제일모직 주가는 현재 12만9500원으로 공모가(5만3000원) 대비 144.34% 뛰었다.
5000원짜리 초고가주는 총 11곳이다. 삼성전자와 롯데칠성,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롯데제과, 태광산업, 영풍, 오리온, 남양유업, 아모레G, 롯데푸드, KCC도 여기에 해당한다. 11개사는 코스피 시총에서 약 20%를 차지하지만, 부진한 거래 탓에 증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삼성SDS(액면가 500원)나 제일모직에서 보듯이 액면분할로 회전율을 늘리고, 주가 제고를 꾀할 수 있다"며 "개인이 얻는 투자ㆍ배당수익이 증가한다면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정부에서 추진하는 서민소득증대정책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다우지수 '케이톱30'도 액면분할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며 "주식분할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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